아테네 올림픽과 건강

그리이스 아테네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이 왠지 우리가 살아보지 않았던 과거 고대시대의 조상들을 만나는 것 같아서 마음 설렜던 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상일까? 고대 그리이스와 이탈리아는 문명의 발상지인 것만큼 의학 발달의 근원지이기도 하다. 히포크라테스 등 고대 그리이스 로마의 의학자들은 질병의 원인을 자연에서부터 오는 물리적인 것으로 바라보았었다.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건강상태는 어땠을까? 이번 올림픽경기에서 그 투혼을 다 살려서 열심인 운동선수들을 보다보면 왠지 고대 그리이스 시대에 42.195Km를 뛰어가 승전보를 알리다 숨졌다는 그 애틋한 병사의 모습이 눈앞에 겹쳐서 나타난다. 요새는 울트라마라톤도 생겨나서 100km, 200km등 며칠씩 잠도 안자고 뛴다는데, 고대 그리이스의 그 병사는 더 건강상태가 열악했던가? 인류의 발달역사로 본다면 분명히 전반적인 체력과 건강상태는 이전보다 지금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대시대의 건강상태는 어땠을까? 그 시대의 건강상태는 자연으로부터의 침탈, 그 자체가 불건강의 원인이었을 것이다.

자본주의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자연으로부터의 침탈이 아닌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서 비롯된 인위적인 침탈, 즉 크게 보아 노동자계급에 대한 자본가계급의 착취구조로 인한 불건강”에 더 고통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본주의 도입이래, 최근까지 많은 학자들은 수많은 논문들을 통해서 “사회의 계급구조의 차이에 따른 건강의 불평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학교 졸업한 집단이 대학졸업한 집단보다 남자의 경우 5.11배, 여자의 경우 3.42배정도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육체적 노동자집단이 비육체적 노동자집단보다 남자의 경우 1.65배, 여자의 경우 1.48배정도 더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도 인정하듯이 “빈곤 대물림”에서 빈곤으로 인한 “불건강 대물림”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은 집단일수록 그들의 자식들은 더 출생시 저체중으로 태어난다. 무학수준의 집단이 대학교육이상의 집단보다 아버지의 경우 1.68배, 어머니의 경우 2.16배 높은 신생아저체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건강불평등, 특히 “건강불평등의 대물림 현상”은 1998년 경제위기 이후 더욱 급증하고 있다. 1998년 7월 1일 파견법(소위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은 작업현장에 비정규직노동자의 양산이 본격화되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임금이 절반이 된 시초가 되었다. 이러한 저임금과 불안정노동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대가 빈곤의 증대, 사회불평등의 심화, 건강불평등의 심화를 낳게 된 근본 요인이 되었다.

그 문제의 근원은 자본의 신자유주의와 노동유연화전략으로 급격하게 증가한 저임금․불안정노동자의 증대에 있는데, 정부의 말대로 “빈곤탈출자활자업(자활지원센터, 차상위 계층 1만 명 사회적 일자리 제공 등등)”과 “빈곤대물림 차단정책(저소득대상 아동 양육비 지원확대, 이혼시 양육비 확보제도 도입, 지역아동센터 활성화, 빈곤아동교육, 식사전담센터, 청소년자활지원관 지정계획통보 등등)”으로 문제가 해결되는가?

아니면 지금이야말로 건강불평등을 없애기 위해서, 비정규직 노동자양산을 중단하기위하여, 불안정노동철폐를 위하여,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연대강화, 지역과 작업장을 포괄하는 네트웍 구성이 필요한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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