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 번 보여줄 때가 왔군

파견법 개악안과 공무원노조법 개악안에 맞서서 노동자들의 총파업이 노동자들의 투표로 결정되었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는 반면,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은 상상을 초월한다. 불안한 동요와 탄압에 혈안이 된 정부는 오히려 지금 노동자들에게 단결의 기회를 주고 있지 않는가? 투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만이 아니다. 지금 전 세계의 곳곳에서 총파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월 17일에는 미국 Lincoln Memorial광장에서 '직장', '평화', '인간의 근본적인 요구'를 위해 '백만노동자 행진'이 있었다. 한편, 영국의 공무원들은 지난 11월 5일 20만명이 파업을 했다. 영국 공무원의 10만명을 해고하려는 정부안에 맞서서 전국 160개 정부기관의 공무원들이 집단파업을 감행했던 것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90%가 데모에 참가했고, 스코틀란드 북부에서는 노동복지부의 95%가 데모에 참가했으며, 영국 노팅햄에서는 운전검사원들이 데모를 했고, 로얄공원 공무원들이 처음으로 데모에 참가했다. 공항과 항구에서 검역관들이 데모에 참가했다. 수백만의 사람들이 지지시위를 했다. 전 세계 곳곳 노동자들의 파업은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해서 결연히 맞서는 노동자의 단결과 노동자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남한의 정부와 자본가 집단은 '비정규직노동자'를 마치 '유사근로자' 라느니, '노동자도 아니다' 라고 하면서 실제적인 노사관계를 은폐해왔다. 노예제 다음으로 최근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이면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했던 경우는 1994년 민주화 되기 이전 남아프리카 노동자들에게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사관계의 은폐를 통하여 원청사업주와 하청사업주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어도 법에 의해서 인정되었던 노사간의 계약마저 깨버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 이중으로 잉여가치를 착취하고 있다. 정부와 자본가집단은 이것을 '신자유주의'로 포장했고, '변형근로제'로 포장했고, '노동법'을 개악하고, 이제는 마치 현 자본주의 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작동하여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대가 당연한 것이고, 앞으로 모든 노동자가 비정규직의 형태로 갈 것이라는 이데올로기 선전을 하고 있다.

정부의 말이 맞을 지도 모른다. 모든 노동자의 비정규직화로 되면서 짧은 기간 내에 취업과 실업을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하는 산업예비군 부대는 늘어갈 것이다. 노동자의 임금은 이미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사회적 가난과 빈곤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대다수 노동자들은 산업예비군 부대를 형성하면서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면서 1년을 불안하게 보내고 있다.

지금 사회는 인간 존중의 사회가 아니고, 인간적인 사회발전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정규직 비정규직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빈곤의 고통과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것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노동자들의 분노가 노동자들을 단결과 연대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한 예를 들어보면, 강원도 춘천에서도 지난 11월 6일 공무원 노동자들이 노동3권을 획득하기 위한 집회가 있었을 때, 무차별 침탈한 경찰에 대항하여 공지천 흙바닥에 누워 동지들이 실린 닭장차(경찰버스)를 온몸으로 막고자 했던 집회대오의 모습이 있었다. 주변지역 노동자들의 가슴에 가슴 뭉클한 단결과 연대를 솟아나게 하였다.

지난 11월 7일 논산에서는 전국현장활동가대회가 열려 약 800명의 노동활동가들이 총파업투쟁을 결의하였다. 또한 11월 8일 풀무원 노동자들은 120일 넘는 동안 전면파업을 하면서 그것도 모자라 노숙을 하면서 근골격계 질환과 단협안 개악에 대해 힘겨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어제는 춘천 지역 공무원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싸우다가 일부 인원이 춘천경찰서에 수감되기도 하였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이미 전국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96, 97년 노동법 개악 때 종로와 시청 앞에서의 울분을, 98년 파견법(소위 파견근로자의보호등에관한법률) 도입 때에 막지 못했던 한을, 2003년 겨울 열사들의 죽음을 처절하게 맞이해야 했던 우리의 슬픔과 분노를 이제 모두 풀어 헤칠 때이다. 11월 13, 14, 15일 대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모두 거리로 나서자. 우리도 한번 보여줄 때가 왔다. 중요한 것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에 대항한 투쟁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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