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부산으로! 가자 해운대로!

아펙 정상회담의 실상과 허상

지난 11월12일부터 2005 아펙 정상회담이 시작되었다. 이미 아펙반대 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에서 우려하였던 WTO DDA 협상의 타결을 위한 강력한 결의를 15일 합동각료회의를 통하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미 경고한 것처럼 아펙 기후센터를 설치하기로 합의하는 등 그럴듯한 이유를 들고 있지만 교토의정서를 무시하고자 하는 미국의 의도대로 반환경적 성격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노무현대통령은 이라크 재건을 위한 명분으로 자이툰부대를 파병하였으나 이제는 경계업무까지 떠맡으면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는 테러의 위험성을 높이고 있다.

2005아펙은 이미 년초부터 시작되었고, 지난 6월 제주에서 개최된 아펙 통상장관회담에서 채택된 제주성명을 통해 DDA협상의 타결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18일과 19일 이틀동안 개최되는 아펙정상회담에 회원 국가들의 정상들에게 보고할 DDA협상의 타결을 목표로 하는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강력한 부산선언문을 마지막으로 다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아펙반대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은 각종 토론회와 성명, 기자회견을 통하여 수없이 경고하여 왔고, 이제 하나씩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2005 아펙정상회담은 이렇게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부시의 전쟁도구와 반환경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아펙을 개최하고 있는 부산은 아펙 성공개최를 위한 각종 행사가 1년 내내 벌어지고 있고, 관변단체를 비롯하여 각종 단체들도 서로 앞 다투어 아펙 관련 행사를 개최하였다. 심지어 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을 이끈 저명한 시민단체의 지도자들도 광복 60주년 기념 추진위원회의 각종 행사 앞에 아펙성공개최라는 표어를 다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그리고 환경정비평가단이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는 시민단체들을 아펙 행사에 참가시켰다.

그 이면에는 노점상의 생존권이 짓밟히고, 낡은 담장에 다시 페인트칠을 하는 80년대식 환경정비 작업이 숨어있었다. 영향력있는 시민단체들은 그런 부산시에 후한 점수를 부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재래식 주택이 있는 곳은 아예 눈에 띄지 않게 높은 장벽을 설치하여 서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부산지역에는 정상들의 이동경로가 아닌 장소조차도 정상회담 기간동안 노점상을 철수시켰다. 단속에 대한 대책이 없는 노점상 입장에서는 부산시의 이러한 조처에 대해 울며 겨자 먹기로 아무런 대책 없이 약 9일 동안 쉬고 있다. 해운대지역 정상회담의 인근 건설공사 현장도 마찬가지다. 부산시는 정상회담장 부근의 건설현장에 공문을 보내 공사중지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말이 요청이지 명령이나 다름없다는 입장이었다. 시공사는 그렇다 하더라도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건설일용노동자들은 졸지에 아펙회담으로 실업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단순히 9일동안이 아니라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고, 다시 설치하는 기간까지 포함하면 15일에서 20일동안 일이 중단되게 되므로 이들 건설노동자들에 대한 생계대책은 전혀 없다.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년실업률을 보이는 부산시에서 청년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던 취업연수생제도를 벌써 2~3년째 시행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약 1000여 명의 대졸 청년노동자들을 60~70만 원의 저임금으로 부산시 산하 행정기관과 공사, 공단에 취업시켜 오고 있었는데, 이들의 계약이 9월 만료되면서 일체 재계약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 해당부서의 말로는 이를 통해 약 300억원의 아펙 행사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불안정안 취업연수생을 정리해고 또는 계약만료를 통해 대량 실직을 시키면서 고용유발효과를 내고자 하는 한심한 행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랫돌을 빼내 윗돌을 괴는 꼴이다. 심지어 어떤 지방공사에서는 몇 명의 정리해고를 단행하기 위해 기준이 없어 2~3년간 계속 재계약을 해 오던 취업연수생들 중에서 정리해고될 사람을 선정하는 방법으로 제비뽑기까지 했다는 것이고, 이를 행하던 취업연수생들은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울음바다가 되었다.

부산시는 12일부터 19일까지 강제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단속에 적발되면 벌금 5만원이다. 기장과 녹산, 신호공단, 양산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것이 불가피할 만큼 거리가 먼데다가 교통편도 양호하지 않기 때문에 다수의 노동자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고, 이들 출퇴근 노동자들과 생계형 운전자들의 분노 또한 폭발일보 직전이다.

부산시는 아펙 행사를 위해 쓰여지는 경비를 모두 합쳐 2598억 원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 부산시 출연연구기관인 부산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2005 아펙부산 유치의 파급효과는 지역산업연관분석결과 생산유발효과로 4021억 원, 취업유발효과 6,099명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관광수입 같은 직접적 효과가 3,000만달러, 국가 신인도와 인지도 향상을 통한 투자유치 효과가 1억6,620만달러, 국내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가 2억5,556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모두 추측에 의한 것으로 경제통계에서 예상치는 연구소마다 다른 것을 감안하면 다분히 홍보적 성격을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투입금액에 비하여 얼마의 효과가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실제 산업연관분석이라는 것은 투자금액에 대한 결과로 실제로 그돈으로 땅만 파더라도 분석결과는 그렇게 나오게 되어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부산시에서 실제로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와 무관한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부산시와 정부의 지나친 전시행정으로 인하여 부산시에 한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였고, 그에 따른 손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관공서를 비롯하여 각급 학교의 휴교, 그리고 민간기업에서의 휴업 등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식이다. 심지어 6000여명의 노점상과 수천명의 건설노동자, 1천명에 달하는 청년취업연수생들이 받는 경제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은 역시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실직노숙자에 대한 대책도 여전히 격리차원이고, 행사기간동안만 보이지 않게 하려는 부산시의 행동도 노골화되고 있다.

결국 아펙은 가진 자들만의 잔치, 선진국과 초국적 자본을 위한 잔치에 불과한데, 다수의 부산시민들과 국민들은 한 시간 동안 8만발이나 쏘아대는 불꽃 속에서 스스로의 처지와 본질은 잊은 채 아펙의 환상에 빠져만 있는 것이다.

빈곤의 세계화를 촉진하고 전쟁 도구화되어 가는 아펙에 반대하여 투쟁하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들과 활동가들이 아펙반대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아펙의 본질에 대해, 부시의 침략전쟁에 맞선 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또 이번 부산아펙에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아펙 각국의 민중운동 활동가들이 함께 투쟁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정부와 경찰은 반세계화 전력이 있는 해외 NGO 활동가들의 입국을 막겠다는 비이성적 조치를 취하기도 하고, 관변단체를 통한 집회장소를 선점하여 평화적인 집회를 막고자 집회금지통보 등 저급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은 전교조 부산지부의 아펙바로알기 수업에 대해 또 다시 고유의 색깔론적 반응을 보여 아펙반대국민행동에서 제작한 동영상 ‘아펙기동대’를 히트시켜 주기도 하였다.

아펙반대국민행동과 부산시민행동은 16~17일 국제민중포럼을 개최하여 부산민중선언을 하고, WTO 각료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전략회의를 각국 민중대표들과 가질 예정이다. 또한 17일 아펙반대 문화제와 18,19일 범국민대회를 통해 아펙 정상들에게 빈곤과 전쟁을 확대하는 아펙에 대한 한국을 비롯한 세계 민중들의 분노를 표출할 것이다. 빈곤과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한국의 민중들은 18일 부산 해운대로 집결하여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모이자 부산으로! 가자 해운대로
덧붙이는 말

현정길 님은 부산민주노총 사무처장으로,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부산시민행동' 집행위원장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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