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민중 다 죽이는 APEC-WTO
아펙반대 투쟁에 나서는 이유는 자본의 무한 이윤추구가 민중의 생존을 위협하고 파괴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속화하고 착취체제를 완성을 위해 법적, 제도적, 지역적으로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시적인 구조조정과 비정규직화로 노동자의 생존을 벼랑으로 몰아 넣기 때문이다. 의료, 교육, 교통 등 모든 공공서비스 조차 자본의 수중에 넣고, 이윤확대 도구로 삼고자 하기 때문이다. 농업과 농촌을 파괴하여 식량주권을 해체하고 농민의 생존권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침략전쟁을 합리화하고 군사주의 패권강화을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아는 이야기를 거칠게 늘어놓는 이유는 각급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민중들이 당연히 끌어안고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아펙투쟁위원회' 활동에 대한 약간의 언급
<반 아펙 투쟁을 둘러싼 지역연대>
부산에서는 현장(조직)활동가와 제 단체활동가들이 연대하여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부산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련의 활동을 펼쳐왔다. 부산지역은 사회적 합의주의 흐름에 맞서 전노투부산위원회를 구성하여 연대했던 것처럼, 부산아펙을 맞아 지역활동가들이 연대하여 공동실천을 조직한 것이다. 아펙투위 구성과 활동 과정을 언급하면서 '지역의 실천적 연대'를 또 하나의 작은 예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에서는 부산아펙 대응을 둘러싼 문제의식들이 산발적으로 있어 왔다. 그것은 5월 메이데이 문화제 개막토론회였고, 8월 울산 반전대회였다. APEC, WTO, FTA를 둘러싼 문제의식을 확산하고자 한 의도의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이후 주요 역량들이 아펙투위로 결합하지 않았다.
9월, 아펙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지역에서 열렸고, 여기에 참여했던 노동자들과 단체회원들이 사후논의 과정에서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산투쟁위원회(아펙투위)' 구성을 공동제안하면서 그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지역적 '연대의 총량'이 발현되지 못한 측면은 매우 아쉽고 극복해야 할 지점이다. 현시기 우리운동에서 지역 차원에서 수평적 소통과 연대는 매우 중요한 가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공동실천 주체의 확장 시도와 결과>
아펙투위는 한편으로 현장조직, 학생단위, 여러 단체들과 간담회 등을 진행하면서 참여를 제안했다. 울산반전대회를 추진했던 동지들이 9.24 공동행동, '이라크 점령 반대, 비정규직 확대 반대, 아펙 반대’의 슬로건으로 롯데백화점 앞에서 진행했는데 아펙투위는 여기에도 적극 참여했다.
9월30일 토론회를 열어 부산만이 아니라 울산, 마산-창원, 거제, 대구 등 가까운 지역에 주체를 확장하고자 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느 지역도 11월 부산아펙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의 흔적이나 연대흐름을 감지할 수 없었다. 영남권역의 어느 지역에서도 '국민행동의 포괄범위에 들어가는 노동조합 등 대중조직 외'에 반 아펙투쟁에 관심을 갖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듯했다.
<아펙투위의 공동실천>
10월30일, 아펙투위는 걷기대회를 진행했다. 부산시청(10:00)-서면,태화앞(11:30)-경성대,센추리앞(14:00)-수영로타리(17:00)에 이르는 집회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17개 단체 50여 명의 단촐한 대오였으나 도심을 가르는 거리행진 과정에서 부산시민에게 가두방송과 유인물로 아펙의 본질을 알리려 노력했다.
아펙투위는 2종의 유인물을 만들어 주요 지하철과 출근 선전전을 벌였고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산시민행동'이 주관하는 거리문화제 등에도 피켓과 유인물을 들고 참여했다. 조선비취 호텔 앞 분신 택시노동자 노숙투쟁 등 투쟁현장이나 집회가 있는 곳이면 참여하여 반 아펙투쟁과의 연관을 알리기도 했다.
부산시민은 아펙이 노동자·민중에게 얼마나 끔찍한 일들을 도모하는지 알지 못한 채, 시(市) 당국과 보수언론을 통해 토해내는 그럴듯한 거짓논리에 사실상 완전한 포로가 되어 있었다.
<반아펙 투쟁의 전국적 흐름과 연대>
아펙투위를 구성할 당시, '아펙반대국민행동'과 '아펙반대부산시민행동'외에 반아펙투쟁의 전국적 흐름이 잘 감지되지 않았다. 10월 26일, 걷기대회 점검회의와 더불어 전국단위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유일하게 [부산민중포럼 '대안세계화와 지역사회운동' 기획단]의 일 주체가 참석하여 최소한의 전국적 공동실천에 연대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 11월 17일 11시, 부산대에서 진행된 민중포럼의 특정 주제에 참여하였고, 18일 10시 부산대 앞 (독자)집회에 일 주체로 참여했다. 이후는 오후1시 노동자대회(부문)와 범국민대회(전체)에 특별한 계획 없이 집회와 행진에 참여했다.
이상이 소박한 아펙투위 활동의 대강이다.
여운과 단상들…
부산 아펙정상회의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이 났다. 그들이 만들어 낸 정상회의 성과만큼 노동자 민중에게 심화된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시장화, 개방화 공세는 지금도 현장과 지역 그리고 각급 영역에서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추진되고 노동자 민중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
따라서 치열한 투쟁현장이 곧 신자유주의 세계화 저지 투쟁의 장이다. 반아펙 투쟁의 흐름은 구첵적인 투쟁현장과 투쟁과제에 집중될 것이다. 구체적인 투쟁현장과 과제에 연대를 강화하여 투쟁력을 집중하자.
아펙부산투위는 반세계화 투쟁에 아주 작은 물줄기였다. 그러나 지역의 노동현장과 단체들이 투쟁과제를 중심으로 소통하고 연대의 경험을 축적하는데 매우 중요한 실천이었다. 공동투쟁, 공동실천의 과제는 늘 발생하고 그 연대는 늘 절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차원의 수평적 소통과 연대의 확장'은 끊임없이 축적하고 도모해야 할 소중한 과제다.
조직적 이해관계가 투쟁과제를 둘러싼 (사안별)연대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전국적 소통과 연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책임 있는 각급 조직이나 개별은 사심 없이 '소통하고 연대하는 풍토'를 만드는데 매우 의식적으로 앞장서야 한다.
초국적 자본에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반대 투쟁에 대한 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의 확산이 매우 절실하다. 단위사업장에서 가장 선진적인 현장조직과 현장활동가들, 정세의 중심을 꿰뚫어보며 실천을 조직하고자 하는 부문과 영역의 여러 조직과 단체 활동가들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각 영역과 부문,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여러 투쟁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소통과 연대를 확장하여 전세계 민중과 더불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세계화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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