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반신자유주의 대중운동의 전면화를 이야기한다

[기고] 프랑스, 한국 그리고 학생운동

“연대를 구하며 고립을 자초하지 않는다. 힘 다하고 쓰러지는 것보다 힘 다하지 않고 꺾이는 것, 다만 그것이 두려울 뿐이다!” - 일본 야스다 강당에 피로 얼룩져 쓰여 있던 문구

프랑스 CPE투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출처: http://www.libcom.org/blog]

요즘 프랑스가 들끓고 있다. 바로 프랑스 정부에서 발표한 '최초고용계약(Contrat Premiere Embauche)법안' 때문이다. 이 법안은 26세 미만의 노동자에게 있어서 최초고용 2년간 특별한 사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는 효력을 가지는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갓 학교를 졸업하게 되는 대학생들의 노동 조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당연히 법안의 대상이 되는 학생들의 대규모 학생시위가 뒤따랐으며, CPE법안이 노동유연화의 발화점이 될 것을 우려한 노동계가 시위에 참여함으로써 전국적인 규모의 시위로 번졌다. 그리고 결국 프랑스 정부는 CPE를 철회했다.

이 상황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프랑스 정보기관 자신 스스로 밝혔듯이 이 상황은 “사회적·인종적 ‘차별의 축적’으로 인한 대중반란”이다. 기간 프랑스 정부에서 펼쳐온 신자유주의적 정책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대중의 분노에 직면한 것이다. 이미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전세계 민중들의 생존권을 억압하고 있다. 이제 진정 신자유주의자들의 야합에 맞선 ‘반(反)신자유주의 연대로서의 대중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CPE투쟁은 그것이 가능함을, 그리고 그러함으로써만이 새로운 정치의 공간을 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판 CPE, 비정규직 보호(?)법안; 이 땅 비정규직들의 절규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공세는 이 땅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2월 27일 환노위를 통과한 비정규 법안은 쉽게 말해서 ‘노동자 노예만들기법안’이라고 할 수 있다. 기간제는 사유제한이 없이 전면 자유화되고, 2년 이내에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쉽게 해고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년이 지나도 정규직으로 채용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사용자들에게 열어놓고 있다. 오히려 프랑스의 CPE는 여기에 비하면 낫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건 아주 대놓고 노동자들에게 ‘신나게 일만 하거나 그게 싫으면 죽을 자유를 주겠다’라는 엄포에 다름 아니다.

‘노동자의 60~70%가 비정규직이다’라는 말은 이제 쓰기가 지겨울 정도다.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지금의 현실이다. 곳곳에서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열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계약이 돌아올 때마다 피가 바싹 마른다”,“이건 진짜 인간의 삶이 아니다”라는 노동자분의 한 숨 섞인 말씀이 기억난다. 이 땅 비정규직들이, 아니 노동자민중들이 절규하고 있다. 민중들의 무제한적인 봉기권에 대한 옹호, 그리고 반신자유주의 전선으로의 결집이 필요한 공간. 그 곳이 바로 현재 이 한국사회이다.

  참세상자료사진

학생운동의 자랑찬 역사, 그리고 현재의 임무

학생운동은 거대한 대중운동의 흐름에 언제나 일익을 담당해왔다. 그 특유의 선도성과 도덕성으로, 사회의 그리고 시대의 가장 응축된 모순 앞에 언제나 당당히 맞서왔다. 80년 광주가, 그리고 87년의 대투쟁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 시기, 소수의 기득권층에게는 마음껏 착취할 수 있는 자유가 대다수의 민중들에게는 죽을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는 시기, 지배층도 우회할 수 없는 양극화가 사회를 지배하는 시기, 지금 이 시기에 학생운동이 해야 할 바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민중들의 생존권을 지켜내는 투쟁, 그리고 신자유주의 반대로 대중들을 결집해 내는 투쟁을 강력하게 벌여내는 것이다.

반신자유주의 전선으로 결집하자!

필자는 전국학생행진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4월 29일로 예정된 전국학생행진 건준위 총회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수많은 대중들이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강화하고 발전시킬 것을 결의하는 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 반신자유주의 투쟁에 대한 공감대가 더욱 확산될 수 있으면 한다. 결국 전국학생행진을 건설한다함은 반신자유주의 투쟁을 전면화 하자는 것과 다른 말이 아니다. 또한 지금 시기 학생운동의 역할이 그러하다면 나는 감히 바로 거기에 전국학생행진이 건설되는 의의가 있다고 주장 하려 한다.

반신자유주의 전선으로 결집하자! 마치 줄기가 썩으면 그 밑의 뿌리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감자들이 썩어 버리는 것처럼 신자유주의는 이 사회의 다양한 모순들을 더욱 심화시키는 줄기와 같은 존재이다. 신자유주의는 노동자들에게, 여성들에게, 농민들에게, 장애인들에게 그리고 억압받는 모든 이들에게 고통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각각의 모순이 신자유주의에 의해서 심화되고 있다면, 그 모순들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함께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자. 그리고 그것이 현재 학생운동의 의무이자, 또한 민중들에 대한 억압의 사슬을 끊어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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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반신자유주의 대중행동 좋습니다. 프랑스 학생 투쟁을 보라는 것두요. 그런데 고대에서 학교 당국의 신자유주의적 학교 통폐합과 차별에 맞서 보건대 학생들과 좌파들이 점거 투쟁한 것에 대해 왜 고대 연대회의는 학교측 편에 서서 비난하고 있죠? 징계 반대 운동도 결합하지 않는다던데?

  • 지나가다

    반신자유주의 대중행동 좋습니다. 프랑스 학생 투쟁을 보라는 것두요. 그런데 고대에서 학교 당국의 신자유주의적 학교 통폐합과 차별에 맞서 보건대 학생들과 좌파들이 점거 투쟁한 것에 대해 왜 고대 연대회의는 학교측 편에 서서 비난하고 있죠? 징계 반대 운동도 결합하지 않는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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