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씨 정말 고맙소이다

[기고] 부르주아 교육전도사 이명박 씨

지난 10월 9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인 이명박 씨가 교육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였다.

젊은 시절 가난한 형편 때문에 누구보다 교육의 기회가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이야기 하면서 그리고 한 번 한 약속은 분명하게 지키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교육 관련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공약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웃긴 것은 30조 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이명박 씨의 교육 관련한 공약이 그 누가 보아도 줄기는커녕 현재의 사교육비 규모가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더욱 더 문제는 확실하게 가진 자들의 대물림을 교육을 통해 공고히 하겠다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OECD 가입 국가 중 국공립대학은 3위, 사립대는 5위라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 국공립 대학에 다니는 학생의 수가 최하위를 달리고 있으며 공교육 관련 비용 부담이 가장 높은 한국의 학부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만의 대학 졸업생 실업자를 양성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이명박 씨는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고등학교의 서열화를 통해, 영어중심의 공교육 완성을 통해, 3단계 대학 자율화를 통해, 기초학력 바른 인성 책임 교육제를 통해, 맞춤형 학교지원 시스템을 통해 현재의 교육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명박 씨의 교육 관련한 공약에 대해 세밀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많은 분들이 이명박 씨의 교육 공약에 대한 비판의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월 300만 원도 채 안 되는 임금을 가지고 200만 원 가까이 교육비로 지출이 되고 있는 한국의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이제는 어느 이름 모를 촌 동네 어귀에 뉘 집 자식 00대학 입학했다고 축하한다는 현수막을 볼 수 없는, 부의 되물림이 교육을 통해 공고히 되고 있는 한국 교육의 현실의 한 복판에서 이명박 씨에게 정말로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사회에 나가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을 해서 남부끄럽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 우리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좋은 대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서면 좋은 중학교, 중학교에 들어가면 공부 많이 가르치는 고등학교 그리고 좋은 대학.

이를 위해 우리의 아이들은 새벽밥도 먹지 못하고 학교라는 죽음의 공간으로 출근을 한다. 그리고 잔업하고 뒤늦게 퇴근하면서, 불야성 같이 라이트를 켠 학교 앞 학원 차에 녹초가 된 몸을 싣고 퇴근을 한다.

87년 민주화 투쟁의 과정에서 돌을 던지며 한국 민주화 진전에 이바지했던 수많은 학부모들은 이제 300만 원도 채 안 되는 임금의 대부분을 아이들 학원비와 교육비로 내보내는 볼썽사나운 학부모로 전락한 상황이다.

단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좋은 대학을 나와야지만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우리들의 아이들을 그냥 그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인가?

모든 대학이 국립대이며 어떻게 1등과 꼴등이 생길 수 있냐? 라고 반문하는 핀란드의 아이들처럼,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프랑스의 아이들처럼, 대학입시가 없고 누구나 원하면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의 아이들처럼, 고교 졸업자격증만 있으면 누구나 대학에 입학하고 대학 간 전학도 자유로운 독일의 아이들처럼 왜 우리들의 아이들은 그렇게 뛰어 놀면서 청춘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단언컨대 작금의 한국의 교육 현실의 해결의 시작은 대학 입시 제도의 전면 폐지와 함께 그 누구나 가고 싶고 원한다면 가야 할 수 있는 대학 평준화로부터 한국의 교육 개혁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밤늦게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밥 먹고 놀아라”라고 이야기 했던 우리들의 어머니들처럼 나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명박 씨 정말로 고맙소이다.

노무현정권의 교육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올바른 교육 정책인양 떠들어 대고 있는 작금의 교육 관료들을 상대로,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를 외쳐야 하는 현실에서 이명박 씨는 고맙게도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교육현실을 더욱 더 낭떠러지로 내 몰자고 이야기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오.

이제 이명박 씨가 이야기 하는 확실한 대학의 서열화, 이에 걸맞는 초, 중, 고등 교육의 서열화와 함께 가진 자들 중심의 국가 교육 정책과 노무현식의 3불 정책 그리고 우리의 입시폐지 대학 평준화를 통한 교육 개혁 정책이 한판 붙어도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더 이명박 씨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제발 10월 9일 이야기한대로 이명박 씨는 약속을 지켰으면 한다. 가진 자들에 의한 교육정책과 전 민중이 누구나 누려야 할 민중의 교육정책이 한판 붙는 그 접점에서도 물러섬 없이 주장하기를 간절하게 기원한다.

타협하고 어중간히 합의하는 과정에서 교육 문제가 풀릴 수는 없다. 양자가 죽을 때까지 주장하고 관철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일방이 소멸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교육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가진 자들을 위한 정책, 부르주아적 교육 정책을 위한 전도사로서의 이명박 씨의 모습을 계속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며 나 또한 노동자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이명박씨와 대립되기를 원하고 있다.

끝으로 다시금 이명박 씨 고맙소이다. 대선 후보로서 어중간하게 표를 구걸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분명하게 계급적 입장을 가지고 당당하게(?) 부르주아적 입장에 서서 교육을 이야기 했기에.....

이명박 씨에게 수원 산남초등학교 학부모운영위원 김태균
덧붙이는 말

김태균 님은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민중학부모회(준) 상임대표로 일하고 있다.

태그

교육 , 이명박 , 대학평준화 , 입시폐지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태균(민중학부모회)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김명제

    글잘읽었읍니다 저도선생의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창의적인교육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세계화의시대
    정말밍박이처럼 하면 큰사단날것같읍니다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