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검증 안 된 식품 허가한 정부

[기고] 먹거리 안전, 이제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할 때

위험성은 이미 드러났다

‘새로운 질병은 잔혹한 파괴를 가져온다. 두통, 비틀거림, 환각, 중풍, 발작, 그런 다음에는 혼수상태가 몇 달 동안 끔찍하게 이어진다. 감염자의 뇌는 구멍이 숭숭 뚫린 스펀지처럼 변하며 정신은 혼미해진다. 그들은 걷고, 말하고, 보고, 삼키는 능력을 상실한다. 그들은 폐렴으로 호흡 불능이 되어 서서히 죽거나 굶어서 죽는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체외에서 기껏해야 며칠 정도 생존할 수 있을 뿐이다. 햇빛에도 죽고, 자외선에도 죽는다. 새로운 병원체는 도대체가 죽지를 않는다. 병원에서 수술 기구를 소독하기 위해 사용하는 고압솥에 넣고 고온 고압으로 고문을 가해도 버틸 정도이다. 강력한 자외선을 몇 시간 동안 쬐어도, 포름알데히드에 몇 달간 담가 놓아도, 땅에 몇 년 동안 묻어도, 수십 년 동안 꽁꽁 얼려 놓아도 죽지 않는다. 700도 오븐 속에서 가열해도 살아남는다.’ -『죽음의 향연』(2006) 중에서

‘1989년에 일어난 L-트립토판 사건이다. 트립토판은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며, 불면증, 월경전후증후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여 주로 여성을 위한 건강식품으로서 인기가 있었다. 쇼와전공은 제조공정에서 트립토판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고초균(Bacillus:납두균의 일종)을 집어넣었다. 미국으로 수출된 이 L-트립토판을 먹은 사람들에게 ‘호산구 증가 근육통증 증후군(EMS)’이 발생했다. 이는 백혈구의 하나인 호산구(好酸球)가 증가하여 근육통, 호흡곤란, 기침, 발진, 사지부종 등이 일어나 악화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 미국에서는 EMS로 인정된 환자만 실제로 1,543명에 달했으며, 그 중 38명이 이미 사망하였다. EMS로 인정되지 않은 환자를 포함한다면 피해는 약 6,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먹어서는 안 되는 유전자조작식품』(2000) 중에서

이것은 광우병과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위험성에 대한 보고의 일부일 뿐이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약방에 감초’

공장식 농·축산업의 대표적인 결과물인 광우병과 GMO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두려움을 준다. 종과 종간의 벽을 뛰어넘는다는 점, 위험성 사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매우 치명적이라는 점, 아직도 그 위험성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의 생활에서 ‘약방에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소고기와 콩, 옥수수 등이 그 매개체가 된다는 점이 우리의 두려움을 극에 달하게 한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으로 우리나라의 대부분 요리에 쓰이는 육수를 만드는 소고기는 말할 것도 없고,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옥수수의 쓰임새 또한 매우 다양하다. 그야말로 소고기와 옥수수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피해는 결국 약자에게

여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것은 우리의 아이들일 것이다. 값싼 식재료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학교급식에 수입산 소고기와 가공식품이 사용될 것은 물론이고, 과자나 아이스크림 등의 주 소비자도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어른들에 비해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광우병과 GMO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 위험성은 알아도 어디에 쓰였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 일상적으로 유기농산물이나 한우를 사먹기에는 부담이 되는 일반 서민들과 저소득계층의 사람들은 알면서도 먹을 수밖에 없다.

과연 누가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가?

광우병에 걸린 소를 도축하는 도축업자는 절대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다. 유전자조작농산물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기업도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리 만무하다. 이를 유통시키고 판매하는 업자들도 안전을 생각하면 찜찜하긴 하지만, (내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과연 우리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가? 우리는 과연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했음에도 미국산 소고기의 전면수입을 결정하고, 아직 안전성이 확실히 검증되지도 않은 GMO의 사용을 허가한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더는 ‘설마 그래도 정부가 국민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하겠는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마냥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이제 우리의 먹을거리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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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 광우병 ,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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