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줄포만 갯벌 람사르 습지 등록의 의미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57)두 갯벌의 람사르습지 등록을 환영하며

2월 첫날 곰소만에 위치한 고창갯벌과 부안 줄포만갯벌이 람사르 습지에 등록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습지의 날인 2월 2일의 바로 하루 전날인 2월 1일에 말이다. 이로서 부안 줄포만갯벌과 고창갯벌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임이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것이기에 기쁨을 감출길이 없다. 알다시피 람사르 습지는 람사르 협약에 의해 규정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 기준에 부합하는 습지를 말한 것으로서 지난 2008년 11월에 경남 창원에서 람사르협약에 의한 제10차 당사국 총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번 고창갯벌과 부안갯벌의 람사르습지 등록은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다. 첫째, 기존에 지정된 고창갯벌 습지보호지역 10.4㎢ 와 부안 줄포만갯벌 습지보호지역 4.9㎢ 외에 고창갯벌 30.2㎢을 추가적으로 포함시켜 지정한 것이다. 이들 갯벌들은 서로 행정구역이 다르다 하더라도 곰소만이라고 하는 단일지역에서 하나의 동일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이번에 곰소만의 대부분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함으로서 그 취지에 맞게 더욱 효과적인 관리와 현명한 이용이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지역을 보면, 등록 면적이 소규모적이고 해당 지자체가 다를 경우 한쪽 지역만을 등록함으로써 관리상에 많은 문제점이 제기돼 왔었다.

둘째, 새만금사업이 계속되면서 대규모 하구와 갯벌이 사라짐에 따라 전북에서 대규모로 유일하게 남은 곰소만갯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행스럽게도 보전된다고 하니 더욱 의미있는 일이라 하겠다. 곰소만 지역은 반폐쇄적인 내만형 갯벌로서 펄갯벌, 혼합갯벌 및 모래갯벌이 조화롭게 분포되어 있고, 주진천 하구가 하구둑으로 막히지 않고 하구의 기능을 잘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다양한 저서동물과 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먹이로 하는 흰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개꿩, 알락꼬리마도요 등 도요물떼새와 큰고니, 황새, 큰기러기, 오리류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다양하게 서식처로 이용해 보전가치가 뛰어나고 국제적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따라서 이들 종 보전을 위해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하겠다.

셋째, 특히 지역주민들이 대규모로 바지락을 생산하고 있고 전북에서도 유일하게 친환경적으로 생산되는 지주식 김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갯살림과 갯벌문화가 계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더욱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동안 갯벌은 간척과 매립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그 결과 지역주민들의 공동체는 파괴되고, 갯벌에 깃든 다양한 삶의 문화는 고스란히 사라져 갔다. 이제 곰소만갯벌이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로 인정받아 보전됨으로서 주민들의 삶의 문화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지역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이번에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부안 줄포만갯벌과 고창갯벌은 관련 지자체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게 동시에 등록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서로 자기들이 소유한 갯벌만을 대외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이기적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동시에 등록함으로서 서로가 더욱 협력해 곰소만갯벌 전체를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 하겠다.

더욱이 고창군은 고창갯벌에 인접한 폐양식장 0.79㎢를 갯벌로 복원하는 사업을 올해 착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올해부터 고창군, 부안군, 국토해양부가 직접 예산을 들여 지역주민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갯벌 관련 교육사업, 홍보사업 등 대중인증사업과 시민모니터링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같은 다양한 사업과 앞으로 만들어질 갯벌센터를 통해 고창갯벌과 부안 줄포만갯벌이 명실공히 람사르습지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지역주민의 소득향상과 생태관광지로의 활용도가 더욱 높아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번 부안 줄포만갯벌과 고창갯벌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는데 역할을 다 해준 부안군과 고창군의 지자체장과 담당 공무원, 국토해양부 해양생태과 담당 공무원, 그리고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함께 진정으로 축하를 보내드리고자 한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람사르협약과 람사르습지 등록기준에 맞게 지역의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협력하여 고창갯벌과 부안 줄포만갯벌을 진정으로 올바로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고 현명한 이용을 위해 더욱 노력해 주실 것을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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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 람사르 , 고창 갯벌 , 부안 줄포만 갯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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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용기(전북대학교 전임연구원, 생태문화연구소장)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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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락

    모처럼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군관민 합동으로 인식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군요...이런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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