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대책 '기간제한 폐기'로 가나

기간연장‘만’ 머리 속에 있는 정부·여당

노동부 “적절한 대책은 고용기간 연장”

이영희 노동부 장관이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비정규법 기간제한) 유예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에 못 미치는 것”이라며 비정규법 개정 의도를 밝혔다. 이영희 장관이 말한 ‘근본적 해결책’은 현행 2년인 기간제한 연장은 물론 아예 없애는 식으로 갈 공산도 커 보인다. 기간제한 폐기는 경영계의 핵심 요구다.

이날 이영희 장관은 “정부는 비정규직법 개정을 통해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사용기간 제한 규정에 의해 근로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을 막고자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영희 장관의 기자간담회 직후 대다수 언론사들이 노동부가 사용기간 연장을 중심으로 한 비정규법 개정을 포기했다고 보도하자 노동부는“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시급하고 적절한 대책이 고용기간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28일 해명자료를 냈다.

파견업무 확대가 기조인데 기간제 사용사유제한 할까

노동부는 작년 11월 비정규법 개정을 공식화 했을 때부터 기간연장‘만’을 얘기했었다. 특히 경총을 비롯한 경영계가 잇달아 “기간제 사용기간 규정을 폐기해 줄 것”을 요청한 직후 노동부가 비정규법 개정을 공식화 해 노동계는 “비정규직으로 영원히 살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노동계가 그간 제기해 오고 지난 6월 임시국회 당시 야당들도 제기한 사용사유 제한 문제나 차별시정 제도 개선 등은 노동부에게 차후 문제로 밀려 있다. 오히려 노동부는 파견허용 업무 확장 등으로 더 많은 곳에 비정규직이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조로 가지고 있다.

이영희 장관은 수차례 “‘비정규직은 곧 잘못된 고용’이라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이분법적 사고는 맞지 않는 관념”이라고 언급하며 비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를 안착화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작년 9월에는 “(비정규직을) 다 정규직화 하자는 것은 사회주의 국가를 만들자는 얘기”라는 말을 해 파장을 불러 왔었다.

강윤구 청와대 대통령실 사회정책수석비서관도 지난 24일 “2년이라는 짧은 고용기간 제한은 기업의 고용현실과 전혀 맞지 않았고 비정규직 당사자의 선택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었다”며 비정규직 대책에 기간연장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28일 “비정규법 유예에 집착하지 않겠다”며 TF를 구성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1년 6개월 유예안이 아직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유예안과 함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 논의를 위해 조만간 당정협의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의 ‘근본적 해결책’ 의 핵심 중 하나도 기간제한 완전 폐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까지 언 발에 오줌만”

노동계는 비정규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있는 업무를 제한하는 ‘사용사유 제한’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민주노총은 “주기적으로 발생할 비극과 혼란을 막기 위해 ‘사용사유 제한’ 도입이 시급한 입법과제”라며 “언제까지 언 발에 오줌만 눌 생각인가”라고 지적했다.

노동부는 지난 4월 1일 비정규직 기간제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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