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어른들 못 믿어서 우리가 집회에 나간다"

[대전] 광우병 집회 참가 학생들 인터뷰

광우병 관련 집회 참가자의 절대 다수가 10대의 학생들이라는 사실이 여러차례 보도되었다. ‘다음’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 토론란을 개설한 것도 안단테라는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지난주 대전 집회에서도 참가자의 대부분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그러자 정부 여당과 조중동 보수 언론은 학생들의 집회 참가를 차단하기 위해 연일 막말과 협박을 늘어놓았다. 교육부에서는 학생들 집회 참가를 막기 위해 전국 시도교육감 회의를 소집했다. 어제 6일에는 인터넷과 핸드폰을 통해 학생들 사이에 유언비어가 유포된다며 이를 수사하겠다는 엄포를 놓았고, 서울 집회 현장에는 교육청 장학사와 교사 600여 명이 배치되어 학생들 참가를 막았다.

이에 <미디어충청>은 학생들에게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왜 집회에 참가했는가? 10대들은 무엇에 화가 났는가?

레(서울, 고 2) 갑자기 화가 난 게 아니다. 우리를 일어서게 만든 것이다. (교육)자율화부터 시작해서 피를 말리려는 그 정책을 보고 열 안 받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어른들은 공약들을 보지도 않고 그를 뽑았다. ‘성인’이라는 사람들이. 학생들도 딱 보고 문제점을 집어내던 공약들을 보고 말이다. 더 이상은 (어른들을) 믿을 수가 없기에 청소년들이 나서는 것이다.

은(대전, 고 2) 국민으로서 화가 나서 참여한다. 우리는 개돼지보다도 못한 건가? 1차적인 피해자는 급식을 먹는 학생과 군인이다. 식재료를 납품하는 회사들은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무조건 구입하여 공급할 것이다. 화가 왜 났냐고? 학교자율화, 영어교육 강화 등 학생들의 피를 말리려는 대통령이라는 인간 때문에 화났다.

구(대전, 고 2) 학생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 국민으로서 화가 나고, 열 받고, 나라도 나가서 뭐라도 해야겠다, 안 그러면 나라 망하겠다 등의 생각이 들어서 뭐라도 해보려고 일어났다. 어른들은 “학생들은 공부나 해라 어른들이 다 알아서 한다”라고 하지만, 지금 어른들이 얼마나 잘 했길래 이 지경이 된 건지 모르겠다. 쇠고기 수입하면 학교 급식에서 쓰인다던데, 직접적인 피해는 학생인 우리들이 받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일어났다.

학생들의 집회 참가를 막으려는 정부의 대책에 대한 생각은?

애들이라 그렇다는 대응보다는 좀 더 논리적인 대응으로 설득하기를 바란다.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학생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를 아무 이유없이 선동되어 끌려다니는 집단이 아니라 주장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시민으로 보아줬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쓸데없는 대응은 오히려 화를 키울 뿐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를 주장할 때는 학교 자율에 맡긴다는 식으로 써 먹고 이럴 때는 교육부가 통제하려 하나?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라고 어리게만 보고 무시하고 니들이 뭘 아냐는 듯한 그런 정부의 행동 매우 마음에 안 든다. 우리도 주권을 가진 국민인데, 당연히 우리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고, 학생이라고 무조건 통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제대로 했으면 우리 학생들까지 이렇게 들고 일어났을까요?

다음 집회에도 참가할 계획인가?

참가할 것이다. 혼자뿐만 아니라 주위의 친구들까지 설득하여 올바른 길을 가도록 하겠다.

참가할 것이다.

꼭꼭 참가할 생각입니다!! 친구들 몽땅 다같이!!!!!

(최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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