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청문회, 야당 질문공세에 정부 '우물쭈물'

정부, 광우병 고위험 30개월 이상 "연령 판별 오류 있어" 인정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 논란이 정국의 핵심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7일 쇠고기 협상 청문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특히 야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쇠고기 협상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정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정부에 대한 파상공세를 펼쳤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운천 농림해양수산부 장관 등 농수부 관계자들은 청문회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의식한 듯 미리 준비한 판넬 자료를 꺼내 설명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나 야당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여지없이 협상 과정의 구멍을 내보였다.


쇠고기 '부실 협상' 곳곳 구멍.. 농수부 '진땀'

한광원 통합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30개월이 넘은 소는 위험하다고 하다가 어느 날 안전하니 무조건 먹으라고 하면 되냐”고 정부를 질타하며, 미국에서 소의 연령을 판별하는 치아감별법이 확실한 방법인지 물었다.

김창섭 농림해양수산부 동물방역팀장은 당황한 듯 잠시 뜸을 들인 뒤 “대개 맞지만 일부 보고서에서 15% 정도 오류가 발견된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광원 의원이 2006년 4월 김창섭 당시 가축방역과장이 MBN과의 인터뷰에서 “치아감별법으로 소의 나이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고 발언했던 것을 들어 추궁하자, 김창섭 팀장은 “그 뒤에 답변했던 것이 (방송에서) 잘려나갔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최규성 통합민주당 의원은 한국인의 유전자 특성상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와 유전자형이 비슷한 일본은 쇠고기 수입 기준으로 20개월 미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민동석 농림해양수산부 농업통상정책관은 “일본도 지금 미국과 협의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민동석 정책관은 “일본이 바꾸면 바꾸고, 안 바꾸면 안 바꿀 것이냐”는 최규성 의원의 질문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조경태 통합민주당 의원이 “미국에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가 있냐”고 따져 묻자 농수부 관계자들은 모두 입을 열지 못했다. 정운천 장관이 “선택에 따라 있을 수도......”라고 말끝을 흐리자 조 의원은 “미국인과 재미 교포들이 30개월 이상인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먹고 있냐” “미국인의 95% 이상이 20개월 이하의 소만 먹지 않냐”고 연이어‘호통’을 쳤고 정 장관은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연일 벌어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야당의 ‘정치적 선동’ 탓이라는 여당과 이에 반박하는 야당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이 “쇠고기 협상 논란에 대한 정부 대응에도 문제가 있지만, 야당이 순진한 어린 학생들을 이용해 괴담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비난하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민건강권을 팔아버린 정부에 반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선 것”고 반박하며 “학생들과 국민들이 이 얘기를 듣고 또 분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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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 광우병 , 미국산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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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나

    그럼 일본이 수입안한다고 하면 저희는 뭐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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