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천 농림 해임건의안 부결..맥빠진 야권 공조

강기갑, '정부고시 저지' 24일 삼보일배 시작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통과 기준인 재적 의원(291명) 과반인 146명 찬성표에 6표 모자란 결과다.

재협상 촉구 결의안,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무산에 이어 장관 해임안 부결로 국회에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저지와 재협상을 압박할 수단이 전무하게 됐다. 정부는 오는 26, 27일 장관 고시를 강행할 예정이다.

야3당 '침통'.."국민께 송구"

국회는 23일 17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3당이 제출한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하고 표결에 부쳤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 전원은 해임건의안 처리에 대한 항의 표시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표결에 참가한 야3당 의원은 149명으로 산술적으로는 과반이 넘는 수치였지만,무기명으로 진행된 투표 결과는 찬성 140표, 반대 5표, 기권 2표, 무효 2표였다.

야3당 중 덩치가 가장 큰 통합민주당은 소속 의원뿐 아니라 자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하고, 이날 본회의 직전까지 의원총회를 열어 표 단속에 나서는 등 해임건의안 통과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새 국회가 개원하기 전 5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일이 극히 드문 데다, 사기가 떨어진 낙천 낙선 의원들의 투표 참여를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개표 전망이 어두워지자 초조해진 김종률 최재성 등 통합민주당 의원들은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기 위해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투표 시간을 늘려줄 것을 간청하고, "이만하면 할 사람은 다 한 거다"며 훼방을 놓는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1시간 여 가량 투표가 진행된 끝에 국회의장이 오후 4시 30분경 투표 종료를 선포하자 심재철 의원을 포함한 반대 진영의 박수 소리가 들렸다.

한나라, '한미FTA 처리' 임시국회 소집 요구

장관 해임건의안이 최종 부결되자 야3당에 밀려 줄곧 수세적인 입장이었던 한나라당에서는 화색이 돌았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쇠고기 협상과 한미FTA 연계 처리에 대해 야당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있다는 증거"라고 규정하며 "국회의장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직권상정해야 하는 이유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날 한나라당은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며 '역공'에 나섰다.

야3당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장관 해임건의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과오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며,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협상 과정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 있다면 정운천 장관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장관 경질'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임시국회 소집 요구에 대해서도 "쇠고기 협상 물타기를 위해 한미FTA 비준 카드를 내미려는 임시국회 소집 요구라면 응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창수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해임건의안 부결에 대해 "실로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자유선진당은 국민의 생명안보와 건강권, 핵심쟁점인 검역주권을 지켜내는데 추호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24일부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저지를 위해 청계광장에서 청와대까지 매일 오후 5시부터 2시간 동안 삼보일배를 하기로 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은 장관고시를 무기한 연기시키고 전면 재협상을 실현하기 위한 장외투쟁을 선포한다"며 "장관고시를 막기 위한 위헌소송과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 및 무효확인 소송 등 법 제도적인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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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소 , 정운천 , 광우병 , 정부고시 , 장관 해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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