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더 큰 촛불의 바다를 만들자”

[3신 8일 22:00]서로를 격려하며 함께했던 72시간 마무리

저녁 10시 현재 숭례문-명동-을지로-종각-세종로 사거리를 거쳐 시청으로 다시 되돌아온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6월 10일 이 자리에 다시 100만 시민이 모이자고 다짐했다.

시청 앞 광장에 텐트를 치기도 하고, 매일 저녁 시청 광장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던 시민들은 연인원 50만이 넘는 시민들의 촛불을 외면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때로는 힘이 빠지기도 하고, 경찰의 폭력 진압에 분노하기도 했지만, 또 다시 힘을 내자며 서로를 격려했다.

시민들의 손과 가방에는 6월 10일 촛불집회를 홍보하는 포스터 뭉치가 들려 있다. 지난 3박 4일 72시간 넘게 “6월 10일 시청으로”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다”를 외쳤던 시민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 더 큰 싸움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방송차량에 오른 사회자는 “더 큰 촛불의 바다를 만들자”며, “앞으로 48시간 동안 더 큰 물결을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세종로 사거리를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72시간 동안 이어진 국민들의 항의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재협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청와대를 향해 안타까운 듯 한참을 쳐다보기도 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시청 앞 광장에 이동상황실을 설치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추고, 학생들을 휴업을 상인들은 6시 이후 철시”하고 6월 10일 총궐기에 함께할 것을 호소하는 한편, 차량을 가진 사람들은 당일 오전 10시와 오후 6시에 경적을 울리자고 제안했다.

10시 현재 세종로 사거리 교보 빌딩 앞에서도 300여명의 시민들이 남아있다.

72시간,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시청 광장 앞을 출발한 행진 대열에는 간혹 촛불 집회에 참가한 후 경찰의 폭력에 부상을 입고 나서도 다시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모습이 간혹 보이기도 했다. 대화를 나누었던 시민들은 한결같이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하고 분노했다. 그리고 6월 10일 꼭 다시 시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군화발로 짓밟으며 술취한 미친놈이라 했다“

지난 토요일(7일) "경찰이 군화발로 밟아서 네바늘을 꿰맸다"는 40대 강 아무개씨는 새문안교회 뒤로 밀려들어갔고 쓰러졌는데 "기동대 지휘관이 술취한 미친놈이라고 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 시민은 "국민이 싫다고 하면 그 의견을 존중해서 반영해야 하는게 정부다"라며 "여기에 나온 사람들이 괴담에 속아서 나온 사람들이라면 이 나라가 나라겠느냐. 이명박이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성토했다.

연일 터져나오는 기독교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난했다. "이 정부에는 기독교 아니면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국민보고 사탄집단이라고 할 수 있느냐. 그러면 우리나라를 기독교나 소망교회가 집권하고 있는거냐"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반교육적"

초등학생 남자아이와 같이 나온 40대 후반의 호카야라는 인터넷 이름을 쓰는 여성은 법무부 장관의 담화문에 대해 "민의가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말로는 믿을 수 없다. 재협상을 실시하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이 시민은 "단순히 쇠고기 문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성장론을 반대한다. 교육, 민영화, 경제 성장론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성장론이 1% 가진자들을 위한 '성장론, 성공론'이라고 지적했다.

본인을 교사라고 밝힌 이 시민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반교육적"이라고 평했다. 미국산 쇠고기로 인해 학교 급식도 문제지만, "우열반 등 인간에 대한 가치판단을 성적순으로 세우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정말로 반교육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될 때까지 도대체 언제까지냐는 질문을 던져봤다. 호카야씨는 "이명박 정부의 모든 정책을 철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대안을 내 놓을 때까지 물러설 수 없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멘트 붓다가 안되면 철근 더 넣어'식은 안 통해"

그림을 그리는 정화성씨는 가방에 6월 10일 집회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가득 담고 있었다. 정화성씨는 "홍대지구 예술가, 화가들과 날을 잡아서 주택가에 붙이고, 알려서 동참시킬 것"이라고 했다.

정화성씨는 "'이명박 정부는 시멘트를 붓다가 안되면 철근 더 넣어'라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유기적 논리를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 판단을 못하다 보니 봉합만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 정부가 "시민들의 정보력과 창조성을 정부의 패러다임이 따라잡을 수가 없다"며 "자기네들이 안 되면 내려와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아울러, 정화성씨는 시민들이 “비폭력적이고 포용성을 가지고 있다는 데 놀랐다”며 이 시기를 거치고 나면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다. 10일 시청으로!"
[2신 8일 21:00] 1만여 촛불, 명동 방향으로 행진 시작



72시간 릴레이 국민대행동 마무리 촛불집회를 마친 1만여 명의 시민들은 오후 8시 50분경 숭례문을 거쳐 명동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회자는 "오늘은 최대한 충돌을 피하고 시민들에게 '6.10 100만 촛불대행진' 참가를 알리기 위한 행진"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나 "10일 시청으로 모이자"고 알리는 것이 오늘 행진의 목적이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우리가 모이면 할 수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광야에서' 노래를 부르며 촛불을 흔드는 모습도 보인다.



행진에 앞서 6.10 총궐기 결의문을 낭독한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냈다. 이길 수 있을 때까지 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10일에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추고, 학생들은 동맹휴업을 하고, 상인들은 6시 이후 철시해서 6.10 촛불대행진에 모이자"고 촉구했다.

남윤인순 대표는 "국민을 상대로 싸우는 대통령은 절대로 지지받을 수 없다"면서 "재협상을 선언하는 것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게 되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남윤 대표는 "주먹밥을 보내주신 주부들, 오이를 보내주신 농민들, 수박을 보내준 소상인들, 영양탕을 보내주신 한의사 등 각계각층의 지지와 촛불집회 참여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72시간 릴레이 집회 종료, 촛불은 계속된다
[1신 8일 20:10] 시청광장 앞 촛불문화제.."6.10 100만이 모이자"



72시간 국민릴레이 대행동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촛불문화제가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시작됐다. 주최 측인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지난 3박 4일간 이어진 집회에서 연인원 50여 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촛불문화제는 72시간 행동에 참여한 시민들의 함성으로 문을 열었다. 무대 위에 오른 한 남성은 "쇠고기를 미국에 갖다 바치고, 상수도 민영화, 의료민영화 등으로 모든 것을 재벌에게 갖다 주려고 하고 있다"며 이명박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서울대병원 간호사라고 밝힌 한 여성은 "제주에서부터 다시 의료민영화를 시작하겠다고 한다. 이명박정부를 믿을 수 있겠냐"라고 하자 좌중에서 일제히 "아니오"라는 함성과 야유가 돌아왔다.



고3 여학생은 연일 대규모로 진행되는 촛불시위에도 정부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답답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학생은 울먹이며 "이명박 대통령이 저희 말 좀 들어줬으면 좋겠다. 미국 쇠고기 먹기 싫고, 0교시 하기 싫다. 그런데 억지로 하라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고 하자 시민들은 '울지마 울지마'를 연호했다.

  자유발언 도중 울고 있는 여학생.

같은 시각 정부가 "이제 민의가 충분히 전달됐으니 폭력시위를 자제해달라"는 요지의 발표를 한 것에 대해 시민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오늘의유머' 까페 회원이라는 20대 남성은 "국민의 뜻이 전달이 됐으면 재협상을 해야죠"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자극하는 말만 하면서 지지율이 1, 2년 뒤에 회복될 거라고 자신한다"고 비꼬았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 김은희 씨도 "정부는 '쇠고기 졸속협상 한 것 인정한다. 눈물겹게 반성하고 재협상하겠다'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눈물을 얼마나 흘렸는지 모른다. 이명박은 대통령이 아니라 CEO로 계속 있어야 했던 사람"이라고 이 대통령을 질타했다.

7일 격렬했던 밤샘시위 이후에도 5백여 명의 시민들은 청계광장에서 시청 앞까지 도로를 점거하고 시청광장 앞 천막농성을 지속하는 등 72시간 대행동을 이어갔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72시간 대행동이 이날로 마무리된 이후에도 매일 촛불문화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며, 오는 10일 100만 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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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 이명박 , 촛불문화제 , 미국산 쇠고기 , 재협상 , 고시철회 ,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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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탁

    9:00 이라고 쓰지 말고 21:00 라고 써주세요. 헷갈려요. 그게 맞는 거잖아요.

  • 으하하하~

    이명박씨, '정치적 결단' 하세욧! 지금 거리에서 시민들이 원하는 그 '정치적 결단'의 내용은 무언지 잘 알거라고 생각해요. 그것은 나경원같은 정치인들 입을 통해서 야당보고 의회로 들어와라, 들어와서 정치행위를 통해 '쑈부(?)'보자라고 헛소리 틀어대는 것이 아닌 거 알죠? 또한 뉴라이트 회원이나 지지자들을 통해 인터넷 공간에서 '합법시위'운운, (의회안에서)'타협' 하려 하지 않느냐? 등등의 헛소리는 집어 치우세요. 입법권을 독점하는 현실정치인이나, 경제주의에서 자본가들처럼 '가진자'들은 자신들의 목에 칼날이 들어오는 절대적인 위협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타협'이란 없다는 것을 역사가 말해줍니다. 이미 대중은 그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예요. 거리의 성난 대중에게 찬밥신세 받는 민주당과 의회에서 뭔 타협을 한다는 것이죠? ㅋㅋㅋ~ 그들이 지금 거리의 성난대중을 대표하기나 하는가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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