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안정국' 칼바람에 민주당 등원 '멈칫'

의원총회 등원 시기 결론 못내..당 지도부 일임키로

통합민주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등원 문제에 대해 4시간에 걸친 릴레이 토론을 벌였으나 끝내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당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명박정부가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며 촛불시위를 탄압하는 와중에 조기 등원해서는 안 된다"는 데 다수 의견을 모았지만, 등원과 결부시킨다는 방침은 아니다. 민주당은 당장 등원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한나라당과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협상에서 일정한 정치적 명분을 획득하면 곧 등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손학규-박상천 '묻지마 등원' 압박 재개..조만간 등원할 듯

앞서 29일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를 심야에 만나 "가축법 개정에 동의한다. 내용은 국회에 들어와 논의하자"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이날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이 조찬 회동을 열어 국회 등원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화 통화로 등원 문제를 논의하는 등 민주당 등원 결정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이 광화문에 나가 앉아 있지만, 국회에서 뒷전에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조기 등원 결정을 촉구했다. 박상천 대표도 "이제는 국회 등원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조기 등원론에 가세하면서도 "그러나 그 전제는 국회가 열리면 쇠고기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어야만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의 뜻을 받들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조기 등원하자'는 입장과 '등원은 해야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는 시기상조 입장이 있었고, 시기상조론이 조기등원론보다 약 6대 4 정도로 많았다"고 조정식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등원 시기상조론'의 가장 큰 이유는 5공 탄압을 방불케 하는 이명박정부의 촛불 강경진압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주말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시민들과 국회의원에게까지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과 오늘 공안대책회의가 열리는 등 신공안정국이 조성되는 분위기에서 오늘 내일 등원 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조영택 의원은 총회 자리에서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고 읍면동장까지 불러놓고 정부 간담회를 하는 마당에 등원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신공안정국 철폐 요구를 등원 문제와 연계시키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신공안정국 문제 해결이 등원 조건은 아니다. 등원하더라도 원내에서 싸울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가축법 개정' 제안에 대해서는 한층 진전됐다는 평가가 오가는 가운데, 이날 의원총회에서 "구두 약속이 아니라 문서로 받아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차영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촛불집회 참여에 대해 "처음 시위에 참여했을 때는 시민의 냉소적 반응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호적 분위기가 많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등원 이후에도 국민보호단 활동 등 장외투쟁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민주당의 촛불집회 발언 신청을 거부했던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처음으로 민주당 의원을 무대에 세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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