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폭력 밝힌 조선일보, 배후는 은폐

조선일보 사설, 호람.현암 용도 폐기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 발표가 예정된 오늘, 조선일보는 <“너는 목이 철로 됐냐”고 세입자 위협한 철거업체>를 사설로 올렸다.

용역-건설자본-경찰(정권)은 개발 이익을 위해 건물과 주민 일체를 철거하기 위해 작동된 폭력사슬이다. 이 구조적인 커넥션이 농성자 5명과 경찰 1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아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는 오늘 사설을 통해 용역(철거용역업체)을 버리는 카드로 선택했다. 조선일보는 7일 ‘KBS 뉴스9’가 용역의 폭력과 행패를 보도한 사례를 들어가며 용역의 폭력 행위를 비교적 자세하게 요약했다.

조선일보는 또한 용산4구역 철거용역업체의 폭력에 대해 “재개발조합과 작년 6월 30일까지 구역 내 모든 건물을 철거하겠다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용역업체는 그 기한을 못 지켜 매일 계약금액(51억원)의 0.1%, 510만원씩 지체보상금을 물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용역업체의 행패에 시달린 철거민들은 그들대로 악에 북받쳐 극렬한 투쟁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조선일보가 뜻밖에 이성적인 주장을 편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럴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오히려 ‘폭력사슬’의 구조를 지능적으로 은폐한다.

조선일보는 도급계약이 재개발조합과 철거용역업체가 맺은 것으로 정리함으로서, 계약의 핵심 주체 중 하나인 시공사를 슬쩍 감추었다. ‘국제빌딩주변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중 건축물 해체 밀 잔재처리공사 도급계약서’는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갑) - 철거용역업체(을) - 시공사(병) 사이에 이루어진 계약이다.

시공 지분은 삼성물산이 40%, 대림산업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30%로 삼성물산이 주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용산4지역 재개발에 있어 세 시공사의 결합은 역대 최강의 컨소시엄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계약서는 ‘공사감독관’으로 삼성물산(주) 대표이사 이상대, 대림산업(주) 대표이사 김종인, (주)포스코건설 대표이사 한수양을 명시하고 있다. 공사감독관은 철거용역업체의 업무 전반을 관리감독 하는데,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 공사’에 대해 관리위임 받은 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 공사’의 범위에는 △철거 방해 행위에 대한 예방 및 배제활동 △재개발 구역내 상주 경비 △명도소송 및 명도집행업무 등이 담겨 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호람, 현암 등 철거용역업체는 이를 수행하되, 업무 추진을 위한 계획 수립과 계획에 따른 추진실적을 매일 삼성물산 등에게 보고해야 한다. 결국 “너는 목이 철로 됐냐”는 위협은 용역이 했지만, 이런 폭력을 교사.방조한 것은 삼성물산이라는 사실이다.

오늘 검찰은 경찰 1명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철거민을 기소하고, 물대포를 쏜 용역과 건물 안에서 불을 피워 유독가스를 올려 보낸 혐의로 용역회사 직원 일부를 형사처벌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이 시나리오에 정확히 조응한다. 검경을 향해 “전국철거민연합 같은 폭력단체”와 “그것과 조금도 모자라지 않게 철거용역업체의 폭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주문인데, 이 메시지는 검경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향하는 것이다. 사태의 본질을 전철연과 용역의 대립과 폭력 문제로 단순화시키되, 폭력을 유발하고 이를 관리해온 배후인 ‘삼성물산’은 은폐하는 극히 지능적인 글쓰기다.

조선일보는 오늘 호람.현암의 용도를 폐기했다. 동시에 빠뜨리지 않고 “‘재개발 갈등’을 ‘계급 갈등’으로 몰고 가는” 좌파단체에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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