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내 마음 속 불로소득

14개 뉴타운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2007년 9월 29일, 이명박 대통령 후보 인터넷언론 간담회.

“같은 용적률을 갖고도 고층화하면 도심 휴식공간이 훨씬 넓어진다. 잠깐 부동산 가격에 변동을 줄 것 같지만, 공급이 계속 늘어나면 가격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은 일찍이 재개발 광풍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1-3차에 걸쳐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 뉴타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은 모두 26곳이다. 1, 2차에 걸쳐 지정한 균형발전촉진지구 8곳과 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더하면 35곳에 이른다. 업계는 용산을 주목했다.

2007년 10월 19일, 국제빌딩주변 제4구역 도시환경정비조합(용산4지역조합)이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가졌다.

  용산.. 내 마음 속 불로소득...

용산의 미래가치

서울시는 2008년 5월 용산민족공원-용산국제업무지구-한강 주변 28만7,300㎡를 지하3층-지하2층 높이의 용산링크로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롯본기힐스를 벤치마킹한 용산링크, 지하는 백화점, 호텔, 무역센터를 연결하고, 수로와 보행로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역, 용산공원, 한강을 연결하는 공사로, 2,430억 원을 투입한다.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자로 선정했다. 총 사업비 28조 원이 투입된다. 용산 미군기지 자리에는 270만㎡ 규모의 공원이 조성된다.

재개발은 크게 5개 지역으로, 참사가 빚어진 용산4구역과 3구역, 한강로도심재개발과, 용산역 전면 제2구역(한강로2가 391 일대, 만8596㎡) 및 전면 제3구역(한강로2가 342 일대, 면적 2만4788㎡) 등이다. 전면 2,3구역은 올해 5-6월 경 착공 예정이다.

이런 까닭에 2001년 용산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 발표 당시 3.3㎡당 700만 원 정도 하던 땅값이 2008년에 평균 8,000만 원으로 올랐다. 용산구의 개별 공시지가 상승률은 2004년 21.4%, 2005년 22.2%, 2006년 20.0% 등 2008년까지 20%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 해왔다. 집창촌이 있는 용산역 전면 2,3구역은 2008년 현재 3.3㎡당 1억2천-1억5천만 원의 시세를 자랑했다.

용산4지역조합이 제시한 ‘정비사업 추산액 및 조합원 부담규모 및 시기’에 따르면 수입추산액은 1조9,372억 원이고, 공사비, 보상비, 관리비 등 소요비용추산액은 1조340억 원 규모이다. 산술적으로 9천억 원의 개발이익이 발생한다.

성북주거복지센터는 지역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이 5억4천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재개발이 완료되었을 때 최종 권리가액을 7,349억 원으로 추산했다.

삼성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 시공사는 공사비로 5,992억 원을 확보했다. 건축물철거비로는 63억 원이 책정됐다. 이중 51억 원은 호람산업과 현암개발산업 몫으로 떨어졌다.

  용산4지역 조감도

2007년 10월 19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용산4지역 사업관리를 맡은 한 업체의 간부가 말했다.

“처음에 사신 분들은 싸게 사시는 거고, 그래서 뭐 3,000만 원짜리 거래된 것도 있습니다. 3,000, 4,000, 5,000, 6,000 하다가 지금에 와서는 1억짜리 거래가 되는 거죠. 그런데 1억에 들어오신 분들은 사실 그래서 별로 남는 건 없습니다. 남는 건 없지만 그래도 내가 들어와서, 내가 조합원으로 참여해서 이 사업에 동참을 하겠다고 해서 들어오신 것이고, 또 그 분은 한편으로는 뭐냐 하면 미래의 가치를 보는 거예요. 용산에 대한 미래의 가치를 보는 겁니다.”

서울시와 용산구청, 건설자본, 정비업체.철거업체 등 용역업체, 집을 가진 사람, 부동산에 밝은 철새 이주자들 할 것 없이 개발이익을 쫓았다. 용산으로 모여들었다.

관리계획처분 총회, 참사 씨앗 발아

2007년 10월 19일 열린 용산4지역조합 관리처분계획 총회. 조합원 330명 중 119명이 직접 참석하고 171명이 서면으로 출석했다. 김00 구의원과 송00 전 시의원 등 정치인과 주변 지역 개발 조합장들도 자리를 같이 했다.

이00 조합장은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이 개발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관리처분신청총회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용산4지역조합이 사업시행 인가를 비교적 신속히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안건 제2호는 ‘철거업자 선정 및 계약 체결의 건’, 사회자는 “철거 공사 및 잔재처리 공사에 대하여 호람건설(주), 현암건설산업(주)가 선정되어 용역업무를 준비중”이라고 보고하고 철거에 대해 “빈집을 관리하고, 이주를 독려하고, 그리고 집이 다 비게 되면 철거를 하고, 잔재처리를 하는 것까지 4가지의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정해진 기한 내에 이주를 완료하지 못하여 착공이 늦어지게 되면 이주비 금리에 대한 부분을 시공사는 조합의 귀책으로 하여 연체료를 요구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철거공사는 그만큼 시기적인 부분을 분명히 지켜서 철거를 완성해야 할 책무가 있는 협력업체의 역할이 요구되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의 귀책’을 들어 ‘철거 완료 시기’를 거듭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서 조합은 1년 후인 2008년 10월을 착공 시기로 판단했다. 2008년 5월 30일 고시가 떨어지면 6월부터 3-4개월 동안 이주를 완료한다는 그림이었다. 용산4지역조합의 생각대로 그렇게 무리없이 추진되었다면, 2009년 1월 혹한의 날씨에 누군가가 망루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용산4지역조합의 2008년 이주 계획 도표

총회 결정 약 열흘 후인 10월 31일, 용산4지역조합은 철거용역업체와 시공사 사이에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공사 도급계약서’를 체결했다.

참사 부른 도급계약서

서울신문이 지난 2월 6일 처음 보도하며 도급계약서 사본이 공개됐다. 명칭은 ‘국제빌딩주변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중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공사 계약서’.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갑)과 철거용역업체(을), 시공사(병) 사이의 도급 계약 내용이 자세히 담겨 있다.

후속으로 입수한 직인이 찍힌 사본에는 공사기한이 ‘착공일로부터 10개월’로 되어 있으며, 호람건설에 25억5천만 원, 현암건설산업에 25억5천만 원 등 총 51억 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철거용역업체가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준공하지 못하면 1일 1/1000의 지체보상금을 갑에게 지급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 공사 계약서

제2조(정의) 3항에 공사감독관(시공사)은 ‘을의 임무 전반에 관리감독관으로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 공사에 대해 관리 위임 받은 자’로, 4항에 현장대리인은 ‘을을 대신하여 현장 상주 하에 건축물 해체 및 잔재물 처리 업무를 총괄하는 자’로 정의되어 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공사감독관은 조합을 대리하여 ‘건축물 해체공사와 잔재처리 공사’에 대한 철거용역업체의 업무추진상태와 추진실적 등을 시공사에 보고해야 하고, 현장대리인은 공사 현장에 상주하며 공사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철거.잔재 처리 일체의 사항을 처리해야 한다.

‘건축물 해체공사와 잔재처리 공사’의 범위에 ‘철거에 방해가 되는 지역 주민을 몰아내는 활동’이 명시되어 있다.

용산 참사 과정에 이 계약서의 한 주체인 호람, 현암 소속 용역이 농성자를 위협한 사실 일부가 검찰에 의해 확인되었다. 용역의 불법 행위에 대해 검찰이 소극적으로 조사했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삼성물산 등 시공사의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은 건드리지 조차 않았다.

진상조사단 활동을 해온 오윤식 변호사는 “호람 등이 세입자들의 퇴거를 하기 위해 벌인 각종 범죄행위 및 불법행위 등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 내용에 ‘철거 방해 행위에 대한 예방 및 배제활동’ ‘재개발 구역내 상주 경비’ ‘명도소송 및 명도집행업무’가 명시되어 있고, 호람, 현암 등 철거용역업체가 매일 추진실적을 삼성물산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적시되어 있는데, 조사하는 시늉조차 안 했다는 지적이다.

오윤식 변호사는 “호람, 현암의 직원들이 업무 수행 중에 발생시킨 범죄행위에 대해 삼성물산은 민법 제756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고, 호람, 현암 직원들의 영업방해로 인해 피해를 받은 세입자가 있다면 삼성물산에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입장은 간명했다. 삼성물산 홍보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도급계약이 (용산 참사와) 연관되지 않는다. 계약 주체가 조합이고, 관리감독은 이주가 끝난 후 적용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주 보상이 끝나지 않았고, 공사를 시작하지 않았으므로 책임 소재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합으로부터 건축물 해체 및 잔재처리 공사에 대해서만 관리위임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참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이야기다. 다툼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용역의 횡포

원주민과 세입자 이주, 용역 통해 해결

용산4지역 조합원 수는 327명(관리처분계획 총회 참석 대상자는 330명), 세입자 수는 890명(주거세입자 456명, 상가세입자 434명)이다. 참사 시점까지 용산4지역조합은 주거대책비 대상 281명 중 262명, 미대상 175명 중 168명과 협의를 끝냈다. 영업세입자는 대상 408명 중 324명과 협의했고, 미대상 26명은 모두 협의를 마쳤다.

원주민과 세입자 중 미이주자들은 이주 조건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편의점을 하는 유00 세입자는 초기 투자비용 5천만 원,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160만 원을 내고 하루 13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보상비는 1,400만 원이 나왔다.

1993년부터 포장마차를 해온 정00 세입자는 권리금 4,000만 원과 초기 시설비용으로 400만 원을 들였고, 보증금 4,000만 원에 월 200-250만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보상비는 700만 원이 떨어졌다.

역시 1995년 권리금 3,000만 원을 주고 포장마차를 해온 김00 세입자는 보상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1999년 1억4,000만 원의 권리금을 주고 당구장을 해온 노00 세입자는 보증금 1,5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을 내며 하루 25만 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보상비는 3,800만 원이었다.

2004년 권리금 2억3,000만 원,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을 내고 하루 실수입 70만 원을 올린 낙지 전문 식당 박00 세입자에게는 7,400만 원이 통보됐다.

미이주자들의 보상 실태를 보면 대부분 터무니가 없다. 협의를 끝내고 이주한 세입자의 경우에도 주거이전과 영업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용산4지역조합이 보상비로 책정한 금액은 손실보상이주비 330억 원, 토지수용금/협의매수금 49억2,000만 원, 이주비 766억4,000만 원 등 총 455억8,000만 원이다.

용산4지역 세입자 실태를 조사해온 랑희 진상조사단 활동가는 “미이주 세입자들은 하나같이 지금까지 바보처럼 살았다고 입을 모은다”고 말했다. 랑희 활동가는 “세입자들은 없는 사람한테는 법도 없고, 등 기댈 곳도 없다고, 목소리를 안 내고 살아온 걸 후회한고 하소연한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용산 세입자들이 대부분 재개발 계획이 확정된 후에 임대료가 싸니까 들어왔고, 전철연이 부추겨 투쟁에 나섰다”는 요지의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랑희 활동가는 “세입자들을 직접 만나서 실태가 어떤지를 봤다면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고 “철거민들이 돈을 바라고 투쟁했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악의적인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본 지가 지난 12일 처음 공개한 용산4지역조합 대의원회 자료(2월 6일)에 따르면 용산4지역조합은 ‘부동산 점유이전 금지 가처분 집행’ ‘명도집행’ ‘세입자집회방어’ 등의 명목으로 모노에스엔이(주)에 6억2,000만 원을 추가 부담할 예정이다. 법무법인 청목 등에는 관리처분계획취소청구 등 소송 비용으로 성공보수 2,000만 원을 포함한 6,500만 원을 사후 추인받을 예정이다.

  용역의 횡포

용산4지역조합이 현실적인 보상과 이주대책을 제시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세입자가 없었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망루에 올라가는 극한 투쟁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망루에 올라가지 않았다면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이익의 극대화와 권리가에 따른 분배가 목적인 재개발조합에 ‘적절한 처분’을 기대한다면 순진한 생각이다. 구조적으로 안 되게 되어 있다. 관리처분 인가가 나면 조합원은 재산에 대한 사용수익권을 갖게 되고, 건물 철거의 수순을 밟게 된다. 세입자로서는 적절한 보상 내지 가수용단지나 임대상가를 요구하는데, 이를 조성하는 것보다 30-50억의 철거용역 비용을 들이는 편이 훨씬 많은 이익이 보장된다. 바로 여기서 세입자의 점유권과 사용권은 수동적으로 배치된다.

용산4지역조합과 일부 조합원 법정 다툼

2월 20일 자 ‘한겨레21’은 지난 16일 용산4지역조합과 정비용역업체 파크앤시티와 맺은 계약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파크앤시티 대표이사는 이동규로 되어 있지만, 실소유주는 부친인 이영석 전 용산구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겨레21은 ‘용산구청-폭력조직-재벌건설사-재개발조합’의 관계를 4각동맹이라며, 주민의 진술 등을 근거로 자세히 분석 보도했다.

2006년 11월 15일 체결한 ‘업무용역 계약서’에 따르면 용산4지역조합은 3.3㎡당 9만 원씩 모두 105억 원에 파그앤시티와 정비용역 업무 계약을 맺었다. 재개발 정비용역이 통상 3.3㎡당 3만-5만 원 규모인 점으로 미루어 조합의 부담이 높게 책정된 것이다. 비슷한 시점 타 정비업체와 계약한 용산역 전면 3구역의 경우는 행정용역비가 6만1,000원이다. 또한 분양용역비(MD)로 1백억 원이 책정되어 있으나 용산역 전면 3구역은 0원이어서 크게 비교된다. 모종의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용산4지역조합의 재개발 추진 과정에는 크고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합의 업무 추진의 투명성과 사업비 계상 내용 등에 반발한 일부 조합원들이 관리처분계획취소청구 소송, 관리처분계획취소 무효 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남일당 건물.. 용산4지역조합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일부 조합원들은 용산4지역조합 집행부가 국공유지 불하 등 조합원의 최종 권리가액이 정해지기 전에 아파트, 상가 및 오피스 분양을 실시하고, 2007년 관리처분계획 총회를 2-3일 앞둔 시점에 최종 계획안을 배포했으나 그 이전에 받은 서면동의서로 의결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따지고 있다. 아울러 사업비의 과다 계상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용산4지역조합이 연루된 소송은 현재 관리처분계획취소청구, 관리처분계획취소청구/가압류, 수분양자지위확인, 철거단행가처분, 추심금.형사고소 등이며 법무법인 청목이 사건을 수임하고 있다.

청목의 오동렬 대표변호사는 1989년 조직사건 당시 ‘그렇소, 우리는 사회주의자요’라고 고백해 세상을 놀래킨 인물이기도 하다. 용산4지역조합의 오00 상근이사와 친인척 내지 친소 관계가 있다는 풍문에 확인차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1월 19일의 비극, 사람이 살고 있다..

집의 용도에 있어 ‘주거’ 보다 ‘재산’이 강조되는 이상, 집을 통해 이익을 노리는 사람의 욕심을 막을 길은 없다.

재산권 행사의 1차 당사자인 재개발조합은 용적률과 비례율, 미래가치를 따지며 1만 원 짜리 한 장 왔다갔다 하는 데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정비용역업체와 각종 용역업체가 달려들고, 행정을 둘러싸고는 구청과 시, 정치인과도 커낵션이 형성된다. 시공사는 건설 수주를 따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 조금 더 넓혀보면 건설자본에 주식을 투자한 주주들의 이해도 떼놓을 수 없겠다.

집 가진 사람들, 주식 가진 사람들이 이처럼 수지타산이 얽혀있는 그물망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문제가 생기면, 정부도, 경찰도, 검찰도 한결같이 있는 사람 편을 들어주지 않는가.

용산 참사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행 재개발은 세입자의 희생 위에 지주와 시행사가 이익을 창출하는 구조”이고 “이번 참사를 계기로 세입자들을 배려하고 공존하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더니 금세 입을 씻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14개 지역 재개발조합(가재울3·4, 아현3, 흑석4·6, 신정1-2, 왕십리1·2·3구역, 전농7, 방화 긴등마을, 합정4, 답십리16, 상봉8 구역 등 14개 구역 2만3000여 가구)에 특별회계기금 3,650억 원을 융자 지원을 결정하는 등 뉴타운 사업에 탄력을 불어넣었다. ‘공사 조기 착공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14개 지역 153만㎡ 공사를 올해 안에 착공하도록 유도한다는 입장이다. 오는 23일까지는 1만㎡ 이상 대규모 부지를 주거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전환하는 용도 변경 신청도 받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이 차기 서울시장 재선 후보로 낙점받기 위해서라는 풀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부터 추진해온 뉴타운 사업을 완성해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사람이 살고 있다.

집 없는 사람 중에, 정말 힘 없는 사람들이 1월 19일날 망루를 향했다. 복면을 뒤집어쓴 채 한강로 3가 골목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가족과 동료를 향해 러브를 그려보였다. 그들 중 누구누구는 걸어내려오지 못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14개 재개발 지역에는 같은 얼굴을 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말 그대로 사람이 살고 있다.

이명박을, 정권을, 경찰과 검찰을, 용역을 얼마나 더 탓하랴. 내 마음 속 불로소득, 집이 재산인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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