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게 어디

[이수호의 잠행詩간](53)

요즘 아침날씨가 너무 시원해져서
아파요
어딘가 피어있을 배롱나무
붉은 꽃이 서러워요
거기 하늘도 그렇게
눈물겹도록 푸른가요?

광화문 시청광장에도 바람이 불어요
그렇게 떠난 지
아직 세 달도 되지 않았네요
흐르는 게 어디
청계천뿐이겠어요
아스팔트 먼지 함성 속으로
촛불이 흐르듯
그렇게 여름이 흘러요

눈물도 흘러요
어디 멀리
남행열차 타고
나도 흐르고 있어요
옆자리 비워두고
달려가고 있어요

* 노무현 가고 세 달도 안 됐는데 김대중 가다. 그렇게 한 시대가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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