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천천히 느리게

[칼럼] ‘행복의 경제학’을 읽고

사람은 어떨 때 행복할까. 돈이 많아 무엇이든지 살 수 있을 때. 배운 것이 많아 모르는 게 없을 때. 권력이 있어 늘 다른 사람들을 밑에 두고 부릴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이름이 많이 알려졌을 때.

  <행복의 경제학>, 쓰지 신이치, 서해문집
이 책을 쓴 사람은 위에서 쓴 일들이 일어나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행복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아끼고, 스스로가 가진 욕망을 줄이며 사는 데 있다고 한다.

글쓴이가 살고 있는 일본을 비롯한 수많은 나라들이 오로지 경제 성장을 외치며 앞으로만 달려가는데 오히려 그 나라 사람들은 행복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글쓴이는 부탄이라는 나라를 좋아한다. 부탄 사람들은 물건을 많이 만들고 많이 쓰는 데 행복을 찾지 않고, 조금 가난하게 살더라도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면서 행복을 느낀다. 이런 삶은 스스로 마음 밭을 맑고 밝게 하고 자연을 더럽히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기를 사람들이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 편하게 살려는 마음이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은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고, 끝없이 경쟁을 하다 보니 제 정신으로 살아가지 못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미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꿈 없이 산다. 개발을 해야 잘산다는 속임수에 빠져 땅과 강과 바다를 뒤집어엎어도 꾹 참고 지낸다. 지구는 갈수록 더워져서 한 여름에 우박이 내리고 한 겨울에 천둥 번개가 쳐도 남 일처럼 여긴다. 이제 지구는 사람들이 벌이는 개발 욕망으로 커다란 무덤으로 바뀌고 있다.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는 것들이 다 죽는 날이 멀지 않았다.

이 책에선 말한다. 느리게 살라고. 돈을 버는 데 마음을 뺏기지 말라고. 손발을 움직이며 살라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내 목숨이 귀한 것처럼 다른 이들 목숨을 귀하게 여기라고. 자연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총과 폭탄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싫으면 그런 일을 벌이는 곳에 가지 말라고.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살라고. 가난하게 사는 게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어린 아이와 나이 든 사람을 내 몸처럼 떠받들며 살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를 들으라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지구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고. 서두르며 살지 말고 게으름을 피우라고. 강아지똥 같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이 진달래꽃을 피우는 밑거름이 되듯이 이 땅에서 있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느끼며 살라고.

지금 우리나라를 다스리는 이명박 정권은 온 나라를 파헤쳐 경제 성장을 하겠다고 난리다. 그 통에 가난한 사람들 목숨은 이어가기 힘들고 아이들은 끝없는 경쟁으로 내몰려 숨을 쉴 수 없다. 사람들은 새로운 물건을 자꾸 만들고 써야 잘산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행복하지 않다. 새로운 물건을 갖게 되면 조금 편하긴 하지만 곧 불만이 쌓인다. 그럼 또 다른 물건을 만들고 쓴다. 그럴수록 하나뿐인 지구는 뜨거워지면서 아프다.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은 피를 토하며 죽어 간다. 선진국이 돼야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는 말은 거짓이다. 물질을 아무리 가져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행복하지 않다. 조금 부족해도 서로 나누며 사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그 길이 사람뿐 아니라 목숨 있는 것들이 다 함께 살 수 있는 길이다. 조금 불편하게 살아도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맛나는 마을을 이루며 오순도순 살자. 이 책을 그런 삶을 말한다.

2009년 12월 18일 겨울 아침이 환하게 밝아 오는 무렵 풀무질 일꾼 은종복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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