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오는 20일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천안함 보도와 관련한 기본원칙을 마련해 발표했다.
민실위의 기본원칙 발표에 대해 언론노조는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 확실한 물증이 나오지 않은 상태인데도 20일 조사결과 발표에 이어 다음 주에는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국방부의 대북성명 등이 잇따를 전망이어서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북풍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군 당국이 제시하는 근거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침소봉대된 부분은 없는지, 추측과 가정으로 결론을 내지는 않았는지 등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며, "언론이 감시자의 책임을 저버리고 단순 중계에 그치거나 오히려 앞장서서 과잉보도를 한다면 국민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우려했다.
아래는 민주언론실천위원회가 밝힌 천안함 보도 원칙이다.
< 천안함 조사결과 보도, 이것만은 지켜주십시오 >
천안함 조사결과가 곧 발표됩니다.
명칭이 ‘중간조사결과’가 될 수도 있겠지만, 선거를 코 앞에 둔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상 ‘최종결과’나 다름없다는 것은 모두들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지기로는 연돌에서 화약성분이 나오고 선체 일대에서 알루미늄 파편 등이 발견됐지만, 군 당국이 출처를 밝혀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북한은 관련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그동안 군의 설명이 오락가락했고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활동이 투명하지 않은데다 군 관계자나 정부 당국자가 ‘북풍설’을 조장해왔기 때문에 어떤 조사결과가 나오든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아무튼 우리는 언론의 사명에 따라 군 당국의 조사결과 발표를 충실히 보도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당국의 발표라 하더라도 언론이 감시자의 책임을 저버리고 무책임한 단순 중계에 그치거나 작문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과잉 보도에 나설 경우 국민의 비난은 언론에 쏟아질 것이 자명합니다.
이에 국민들에게 책임있는 보도를 하자는 차원에서 다음의 2가지 기본 원칙을 견지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제 1원칙 : 근거없는 추정 배격
제 2원칙 : 정치적 악용 경계
구체적으로는 보도의 ABC라 할 수 있는 다음 사항들을 유념해 주십시오.
1. 어떤 결과가 나오든 설득력 있는 근거(Smoking Gun) 요구
처음부터 모든 정보를 군 당국이 통제해온 만큼 조사결과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책임 또한 군 당국에 있습니다. 어떤 조사결과가 나오든 그에 대한 근거를 군 당국에 요구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추정성 결과를 내놓는다면 언론이 이를 견제해야 합니다.
2. 언론 본연의 감시 비판 기능
발표 내용에 허술한 점은 없는가? 침소봉대된 부분은 없는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부분은 없는가? 이런 기본적인 의문을 갖고 보도해 주십시오.
3. 과잉보도 자제
그동안 군 당국은 정보를 통제하면서도 군 관계자나 정부 당국자를 통해 무수한 말들을 흘려왔습니다. 언론들은 정보에 목마른 나머지 이런 것들까지 마구잡이식으로 보도했을 뿐 아니라 특히 북한 관련 부분에서는 오히려 더 앞장서서 과잉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조사결과 만큼은 확실히 규명된 것 중심으로 보도해 주십시오.
4. 정책이슈 희석화 경계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부 당국이 천안함 조사결과를 갖고 이슈화를 시도하려 해도 두 달이나 끌어온 사안인데다 이미 북풍설을 한껏 조장해왔기 때문에 큰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는게 민실위의 판단입니다.
그러나 천안함 문제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무상급식, 4대강, 세종시 등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들이 희석화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지난 두 달간 겪었던 ‘천안함 블랙홀’의 재연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번 6.2 지방선거가 공안선거가 아니라 정책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언론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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