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형편 강남만 못한 성남시도 무상급식 하는데...”

곽노현 당선자, 대왕초교 방문해 무상급식 간담회 진행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21일 오전, 서울시에서는 유일하게 무상급식이 실현되고 있는 대왕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초등학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서울시 강남구 세곡동에 위치한 대왕초등학교는 56%의 학생들이 무상급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56%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서울이 아닌 성남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2009년 3월, 학교급식조례를 공포하면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무상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결국 대왕초등학교에는 강남구에 살면서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과, 성남시에 거주하며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학생들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곽노현 당선자는 김은실 교장과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학생들의 분포가 인근 공군부대 군인 집안 아이들을 비롯해,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빈곤층 자녀들, 성남시 거주 학생들 등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아이들 중 일부는 무상급식 혜택을 받고 있고, 일부는 받지 못하고 있는데 저소득층 아이들을 비롯한 모든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무보고를 마친 곽노현 당선자는, 이어서 무상급식 관련한 학부모 간담회를 진행했다. 학부모들이 참여한 이번 간담회에서는 무상급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루어 졌다.


학부모들은 무상급식 실시에 따른 식재료의 질적 하락을 우려했다. 한 학부모는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겠지만, 무상이면 신경을 낮게 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면서 “질 좋은 무상급식이라면 마다할 것이 없겠지만, 질이 낮다거나 위험요소가 다분한 식자재를 쓰면 거의 모든 학부모들이 반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곽노현 당선자는 “무상급식은 무상이 아니다”면서 “이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의무급식을 실시하는 것으로, 학교와 교육청의 책임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 학부모는 “세 자녀를 둔 부모로써, 무상급식을 실시하게 되면 그 비용을 방과 후 교육 등 다른 용도로 쓸 수 있어 재정적으로 한결 가벼워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학보모들은 “식사문화를 질적으로 향상시켰으면 좋겠다”, “혜택을 받는 성남과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강남 아이들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등의 의견을 내 놓았다.

곽노현 당선자는 “아이들의 밥이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좌우된다면, 그것은 눈칫밥이 된다”면서 “밥은 아이들의 보편적인 복지로 차별 없이 주어지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재정형편이 강남만 못한 성남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긴다”고 덧붙였다.

곽노현 당선자는 대왕초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아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곽노현 당선자가 등장하자, 아이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들을 털어놓았다.


한 학생은 곽노현 당선자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일제고사를 실시했지만, 너무 힘들다”면서 “기말고사 등 해야 할 것이 많아 눈코뜰새가 없다. 교육감님이 일제고사 좀 안 보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다른 아이들 역시 “일제고사 때문에 선생님이 공부를 너무 많이 시킨다”, “기말고사, 수학경시대회 등 시험이 너무 많다” 등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또한 한 학생은 곽노현 당선자에게 “수영과 같은 체험학습을 많이 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곽노현 당선자는 “학생들이 너무 똑똑하다”면서 “앞으로 아이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소통 창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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