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은 사람이 죽은 날 재입사를 해요?

[연정의 바보같은 사랑](72) 기아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 故 윤주형 조합원 장례식장에서

2월 1일 오전 화성 중앙병원 장례식장. 고 윤주형 조합원의 장례를 치르겠다는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와 이에 반대하며 염습실 앞에 연좌하고 있는 상주 김수억 씨를 포함한 ‘기아 해복투’와 기아차 원하청 노동자·투쟁사업장 노동자·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밤에 화성지회는 사측과 교섭을 통해 ‘고 윤주형 조합원을 창명산업(해고 당시 기현실업)에 사망일인 1월 28일 자로 인사발령 한다’는 내용의 최종안을 가져왔다. 화성지회는 이 안으로 장례를 치르겠다는 것이고, ‘기아 해복투’ 등은 ‘사망일부터 신규채용(재입사)’하는 이러한 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 해복투’ 등은 고 윤주형 조합원이 2010년에 당한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의미하는 원직복직을 주장하고 있다. 창명산업은 고 윤주형 조합원이 해고 당시 근무했던 기현실업이 바뀐 회사다. 그 전날에는 화성지회가 ‘명예사원’ 안을 가져와서 ‘기아 해복투’등이 거부한 바 있다.

  2월 1일 오전, 화성지회의 장례 강행을 막기 위해 화성 중앙병원 장례식장 염습실 앞에서 연좌하고 있는 상주 김수억 씨를 포함한 ‘기아 해복투’와 기아차 원하청 노동자, 투쟁사업장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복직에는) 여러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수 있어요. 사측은 원직복직에 거부반응이 있습니다. 나도 내 한계가 부끄러워요. 그래서 우리 내부 고민 다 말씀드린 겁니다. 다시 부탁드립니다. 제 부족한 부분 말씀드린 겁니다.”

성병록 화성지회 사무국장이 장례 진행을 주장하며 이야기한다. 이때, 한 정규직 조합원이 입을 연다.

“노사의견일치 안이라고 하셨는데요. 1월 28일부로 발령이 난다고 했는데요. 사람이 죽으면 당연면직이 되는 거에요. 3년 동안 해고자 생활한 기간을 복직기간으로 보고 1월 28일 날 당연면직 됐다 이렇게 처리를 하는 게 맞는 거지. 죽은 사람 가지고 1월 28일 날 입사했다 이러면 말이 됩니까? 네? 말이 돼요?”

“복직에 대한 내용들은 여러 가지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문구상으로 봤을 때, 말이 되냐는 거죠?”

“재입사도 있고...”

“죽은 사람이 어떻게 재입사를 해요? 당연히 면직되는 거잖아요.”

“그렇게 얘기하시면 원직복직이 뭔 의미가 있냐 이거에요. 우리는.”

“그러니까 이걸 ‘명예’라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문제는 죽은 날짜에 재입사라는 말은 명예도 뭐도 아니라는 거죠.”

“사측이나 설득을 하십시오.”

  염습실 앞에서 연좌하고 있는 ‘기아 해복투’, 기아차 원하청 노동자 등과 논쟁 중인 화성지회 집행 간부들

사내하청분회 한 조합원이 말할 자격이 없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도 집행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화성지회가 처음에 명예사원에서 신규입사로 바꾸는 노력을 한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사무장님도 알고 계시듯이 윤주형 동지가 신규입사 하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원직 복직의 그 의미는 해고 자체가 부당하다는 것, 지난 3년 넘게 투쟁했던 그것을 함축하고 있잖습니까? 그래서 한 번 더 지금 여러 가지 어려움 끝에 여기까지 오셨지만 노동조합이 한 번 더 회사랑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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