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진] 문화연대

오마이뉴스, '본색'으로 당당히 맞서라!

[특별기획 : X맨은 바로 너!](10) - 오마이뉴스

2002년은 노무현의 노란 손수건이 휘날린 해로 기억되지만, 2002년 대선이 노무현에게만 기회를 제공한 것은 아니다. 2002년 대선 기간에 '오마이뉴스'는 후보 공개 지지를 검토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를 넘어 노사모에게 공론의 장을 맘껏 열어주었다. 그 결과 노무현은 대통령으로 당선 후 취임 직전 2003년 2월 22일 '오마이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는 노무현이 당선자 신분으로 언론매체와 갖는 첫 번째 단독 인터뷰였다. 그리고 2005년 '오마이뉴스' 창간 5주년 기념식에 노무현 대통령은 축하 영상을 통해 "저는 대통령이 됐고, 오마이뉴스도 큰 성공을 거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자화자찬하는 그들의 ‘성공’, 그들이 외치는 ‘개혁’의 방향이 무엇이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다름 아닌 ‘광고’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행보였다.

“광고와 편집방향은 무관한다”는 구차한 화법

2003년 12월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촉구하는 경제5단체(한국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명의의 팝업 광고가 '오마이뉴스'에 등장했다. 한-칠레 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농민들과 늘 그렇듯 방패와 곤봉을 들이대는 공권력과의 거칠고 힘겨운 투쟁의 그 다음 날. 바로 다음 날이다. 논란이 일자 '오마이뉴스'는 팝업광고를 하루 만에 내렸다. 허나 '오마이뉴스'는 한-칠레 FTA 비준을 촉구하는 경제5단체 명의의 배너 광고에 대해서는 일단 눈감고, 1주일가량 광고를 유지하였다. 당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인권하루소식’ 기사를 제공했던 ‘인권운동사랑방’은 이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시민기자 탈퇴를 선언하였다. 그러나 한결같이 '오마이뉴스'는 “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FTA반대와 함께 농민의 주장을 대변해왔으며, 게시됐던 팝업광고는 의견광고로 우리의 편집방향과 무관하다”고 둘러댔다.

2006년 한미FTA 2차 협상이 서울에서 진행되기 바로 직전, '오마이뉴스'에는 ‘한미FTA 체결은 내일을 위한 선택’이라며 한미FTA 체결을 선전하는 정부의 배너광고가 등장했다. 한미FTA 2차 본협상, 서울에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투쟁을 앞두고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물론 한미FTA 반대하는 모든 이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그 시점, '오마이뉴스'는 FTA에 미친 국가의 선전을 대리하며 짭짤한 광고수익에 계산기를 두들겼다.

'오마이뉴스'의 “광고와 편집방향은 무관하다”는 식, 그러니까 지 무덤 스스로 파는 화법은 허점이 많다. 물론 이러한 화법은 수구보수언론매체의 그것과 다르지 않고, 개혁언론이라 불리는 언론매체에도 대체로 적용된다. 그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특출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오마이뉴스'가 어떤 지향과 운영방식의 매체를 선언하며 여론의 지분을 확보해왔는가에 있다. 실제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슬로건으로 시작한 '오마이뉴스'는 대안언론 매체로서의 의미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듬뿍 받은 것이 사실이다. 학계는 물론, 미디어운동과 시민사회운동 진영에서 '오마이뉴스'를 주목하였고, '오마이뉴스'가 지닌 매체적·운동적 가치에 대해 논하기 시작하였다. '오마이뉴스'의 사회적 평가는 해외 미디어운동가들에게도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고, 국제 세미나 등에 '오마이뉴스'의 사례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대안’의 가치를 판매하는 CEO

기자의 권위를 해체하고, 시민참여 저널리즘이라는 주요한 가치 아래 언론권력에 도전한 '오마이뉴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지향하고자 했던 시민매체라는 것이 이제는 특히, 광고를 둘러싼 화법에서는 중요한 ‘사업아이템’으로 전락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대안미디어로서의 의미에서 운영과 재정부분 역시도 매우 중요하게 고민되어야 하고, 대안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은 당위다. ‘광고’라는 것의 운영과 운영원칙이 매체가 가지고 있는 지향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 재원마련의 대안시스템 마련은 어렵지만 고민하고 풀어야 하는 숙제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재원마련에 있어서는 그렇게도 분노하는 조중동 수구매체와 닮아있다는 것은 대안미디어로써 '오마이뉴스'가 본질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 치의 부끄럼과 문제해결은 뒷전인 채 ‘목돈’에 혹한 '오마이뉴스'의 광고수주는 ‘대안매체’라는 수식이 '오마이뉴스'에는 과분의 수준을 넘어 뭐에도 딱히 맞지 않는다.

뭐 이러한 문제가 솔찮게 제기되는 가운데 지난 해 '오마이뉴스' 창간 6주년을 맞아 '미디어오늘'에서 보도한 “‘시민의 힘’ 완급 조절에 성패”라는 기사에서 오연호 대표는 전혀 부끄럽지 않게 아주 당당하게 말한다. “정부광고 수주율이 높은 것은 인터넷신문 중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오마이뉴스의 특성상 당연한 것이 아니냐.” 오연호 대표의 이야기는 곧, 매체가 권위와 힘이 있는데 정부는 물론 광고업계에서 '오마이뉴스'는 매혹의 광고시장이라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는 곧 그 동안 잔혹한 여론 시장의 독점으로 뻥튀는 광고비를 만들어내고, 자본의 권력을 바탕으로 왜곡된 여론을 생산하고 있는 조중동과 영향력이 높이 평가되어 정부광고 수주가 높을 수밖에 없는 '오마이뉴스'에 같은 등식이 성립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연호 대표가 어디까지 깊게 무덤을 팔 모양인지 어이없다 못해 안쓰럽다(기 보다는 ‘안습’이 그 자체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오마이뉴스'는 시민참여 저널리즘이라는 대안미디어가 지니고 있는 가치를 내세워 인터넷 안에서 돈되는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창간 초기의 의미와 가치보다는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오연호 저서)’가 되어버린 '오마이뉴스'는 해외 언론매체 주목은 물론 국민은행, 산업은행, KT 등의 기업과 외교통상부, 경찰청 등의 정부기관에서도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초청강연을 요청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지난 해 2월 일본의 대표적 IT투자 기업인 소프트뱅크에서 1100만 달러(당시 110억 원)의 투자를 약속받았고 지난 해 8월 ‘오마이뉴스 재팬’을 창간하였다. 이에 대해 오연호 대표는 “국내의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이 국외로 수출된 성과”라고 자평했지만, 이는 곧 대안미디어로써의 '오마이뉴스'는 행방불명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FTA에는 되지만 '조선일보'는 안 되는 본색

자, 다시 광고 문제로 돌아가 보자. 비즈니스 모델로써의 '오마이뉴스'의 전략 외에 정치적 꼼수가 발견되는 광고에 대해서 말이다. 2004년 10월 '미디어오늘'은 “오마이뉴스 ‘조선닷컴 광고는 사양’”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2004년 7월 말 조선닷컴이 자사의 블로그 서비스 오픈 광고를 '오마이뉴스'에 제안하였으나 '오마이뉴스'가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은 2004년 10월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자사 홈페이지 '오마이뉴스 인사이드' 코너에 “디지틀 조선이 오마이뉴스에 광고를?”이라는 글을 올리며 밝혀졌다. 오연호 대표가 쓴 글의 주된 요지는 “광고 불경기에 오마이뉴스가 ‘그 광고는 싣지 못하겠습니다’라며 광고를 거절하였고, 그 대상은 다름 아닌 조선닷컴이 운영하는 블로그 광고였다”는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오연호 대표는 “만약 그 광고를 싣는다면? 돈도 벌고 ‘통 큰 마음을 갖고 있구나’하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오마이뉴스 규탄대회가 일어날까요?”라며 회원들을 대상으로 되물었다.

‘광고는 편집방향과 무관하다’는 '오마이뉴스'도 '조선일보'는 당최 안 된다는 줏대 있는(?) 소신을 보였다.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FTA는 되고, 조선일보는 안되는 이유’는 5년 가까이 노무현이 보여 온 줏대와 같다. 언론개혁을 외치던 노무현과 '오마이뉴스'에게 조선일보, 그리고 중앙일보, 동아일보와의 전선은 유효하다. 조중동 한 묶음은 수구세력으로 불리는 집단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상징이고, ‘개혁’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정치적 맥락이면 금상첨화이다. 여하튼 노무현의 언론개혁은 ‘조선일보’와의 지난한 싸움으로 상징만이 남았고, '오마이뉴스'의 언론개혁은 대안적 언론운동으로써의 의미를 상실한 채 비즈니스 모델로 전락하여 ‘조선일보’로 대변되는 정치세력과의 대립구도만을 내세우며 ‘개혁’이라 억지를 부리고 있다. 명백하게 닮아 있다. 그러나 정치적 구도 안에서의 게임에서 벗어나면 신자유주의세계화를 가속화하며 민중, 소수자, 약자 등을 철저하게 벼랑 밑으로 내몰고 있는 참여정부라 자임하는 노무현과 기득권과 추악한 권력을 옹호하기 위해 여론을 왜곡시키는 조선일보와의 차이는 별로 없어 보인다. 이것이 오늘, '오마이뉴스'가 말하는 개혁에 다름 아니다.

수구의 상징인 ‘조선일보’와의 투닥거리는 정치적 제스처를 비롯하여 정치적 사안에 있어서는 요상하리만큼 노무현과 같은 궤적을 걷고 있고, 구체적 비판과 정치적 뚜렷함이 드러나는 방식보다는 모호한 의미의 ‘수구세력’을 공격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오마이뉴스'는 이제 시민미디어/대안미디어 ‘열린 진보’를 논할 자격을 상실했다. 그래서 늘상 ‘노빠’는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하는 오연호 대표에게 요구한다. 세계의 수뇌부들이 모여서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가속하기 위한 꿍꿍이를 벌이는 ‘다보스포럼’에 참가하여 ‘시민저널리즘’을 설파하는 오연호 대표와 '오마이뉴스'는 ‘시민저널리즘’을 내세워 계산기를 두드리며 장사하지 말라. 차라리,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향한 열망, 그 ‘본색’으로 당당히 맞서라!
덧붙이는 말

김형진 님은 문화연대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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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 x맨 , 오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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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에로

    다보스 포럼도 갔구나 ㅡㅡ
    말 다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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