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현대차의 새로운 생각? 쓰레기통 속으로

[지금은 광고시대] 현대차그룹의 본격 기업PR캠페인

  현대자동차그룹 기업PR광고 3탄. 이 광고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고장난 차를 집까지 와서 가져가 다시 집까지 가져다 주는 ‘홈투홈(Home to Home)’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다.
MB정권하에서 다른 재벌그룹들에 비해 비교적 조용히 실속을 챙기고 있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기업PR캠페인을 전개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이면에는 미국 자동차 산업 몰락과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한 일본 자동차 산업 위축에 힘입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올 상반기 동안 15.9% 늘린 319만대를 판매해 세계 5위 자동차 업체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1986년 국내 최초로 미국 시장에 ‘엑셀’을 수출할 때만 해도 ‘내려갈 줄만 아는 대형 썰매를 만드는 회사’라는 조롱을 받았던 현대자동차를 기억해 본다면 정말 격세지감이며 경천동지 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자동차는 올 여름부터 새로운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y(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을 내세우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1탄으로 굳이 영업소까지 안가더라도 시승차가 집까지 찾아오는 시승서비스, 2탄으로 애프터서비스(A/S)를 넘어 미리 검사 받는 비포어 서비스(Before Service)를 제시했다.

이어 현대자동차는 3탄으로는 고장난 차를 집까지 와서 가져가 다시 집까지 가져다 주는 ‘홈투홈(Home to Home)’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동안 세계 다른 자동차 회사보다 애프터서비스(A/S)가 떨어진다는 인식을 깨기 위한 세계 5위권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변화를 위한 노력일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조금도 새로워지지 않았다. 아니 그들은 정말 요만큼도 '새로운 생각'을 할 의지가 없다. 먼저 첫 번째로 현대자동차그룹은 1980년대 ‘종속이론’의 근간이 되었던 현대자동차 엑센트의 미국 수출가격과 내수가격의 차이, 즉 한국 노동자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가격표를 살펴보면 환율 1달러당 1천 원으로 잡더라도 내수가격과 수출가격 사이에 얼핏봐도 1천 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1980년대 ‘거꾸로 읽는 세계사’와 더불어 운동권들의 필독서였던 ‘소외된 삶의 뿌리를 찾아서’에서 표현된 한국의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미국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여전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미국에 수출되는 모델이 국내시장의 모델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상식이다. 미국 수출 NF쏘나타에는 4세대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반면 한국 내수용 모델에는 기본 에어백만 장착되어 있다. 특히 미국에서 적용되는 6년 무이자 할부, 10년 16만km보증 등 미국 소비자에게만 적용되는 특혜들은 차별의 극치다. 사실 이정도의 현대자동차의 내수-수출 차별 정책에 대해서는 지역별 마케팅 전략의 차이로 통 크게 받아줄 수 있다. 세계는 글로벌 시대니까.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의 핵심 사업장으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정규직”이라 판결 내려진 지가 언제인데 그들은 불법파견을 은폐하고 회유하기 위한 작업들을 진행 중이다. 이것이야 말로 정말 구태의 극치이자 전혀 변하지 않은, 아니 변하고 싶어하지 않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진짜 모습이다. 최근에도 현대자동차는 ‘정규직 발택채용’이라는 미끼를 던져 비정규직 직원들을 회유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집단소송은 멀고 해고는 가깝다”고 위협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자본의 본질은 70년대 처음 포니를 수출하던 작은 기업이었을 때나 전 세계 5위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된 지금이나 눈썹만큼도 변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생각? 그딴 위선적인 말은 쓰레기통에나 갖다 버려야 한다. (출처=금속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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