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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밀본이다

[칼럼] 밀본의 언어에 맞선 우리의 대안은

SBS 수목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의 재미가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모양새다. 언어를 둘러싼 권력 투쟁이 언어를 통해 권력투쟁을 벌이고 이권을 챙겨가는 조중동을 상기시킨다. 한문으로 얻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세력과 그 기득권에 맞서는 세종대왕 이도의 한 판 승부가 무가지를 빼고 140만 부로 한국 사회를 쥐락펴락 하는 조선일보의 언어를 상기시킨다. 거기다가 110만 부의 동아일보, 중앙일보를 더하면 한국 사회는 밀본의 아성처럼 보이기도 한다.

개혁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간섭하는 밀본처럼 조종동은 한글을 사용하면서도 예의 그 주적이라는 상상력을 설정해 놓고 종편이라는 이권 챙기기에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가 있다. <뿌리 깊은 나무>의 밀본의 본원인 정 기준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밀본의 본원인 조중동, 그 중에서도 조선일보를 닮았다.

[출처: SBS 화면 캡쳐]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차라리 <뿌리 깊은 나무>에 나오는 최만리를 닮았다. 한글을 불씨일대기로 폄하하며 수구적인 기득권 지키기에 나선 최만리는 정기준보다는 덜 극우적이다. 최만리라는 집현전 뒤에 도사리고 있는 밀본과 그 본원 정기준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뒤에서 진보적인 발전을 사사건건 간섭하는 밀본을 닮아 있다.

광평대군이 죽은 시체로 궁 안에 들어온 날 예전에 이도를 죽이려고 했던 똘복이 강채윤은 세종대왕 이도에게 말한다. “욕망하는 것을 가지려고 하는데 뭐가 잘못이냐”고, “백성은 고통으로 충분한 책임을 치렀다”고 말한다. 강채윤의 이 말은 세종대왕 이도를 향한다기보다 오늘날 한국사회를 향하는 비수 같은 말이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적인 욕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조중동이기 때문이다.

백성에게 의지를 심어주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백성에게 책임을 전가시켰다고 말하는 세종대왕 이도의 말에 대한 강채윤의 답변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노동자 민중이 당한 고통을 가리킨다. 충분한 책임을 질 만큼 이미 당한 고통의 크기가 하늘을 찌른다. 강채윤의 말처럼 그 고통 속에서 세금을 고박꼬박 내고 있는 것은 노동자 민중이다.

이명박 정권은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운운하며 한미FTA의 당위성을 우회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조선일보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10대 재벌들이 자기들 곳간에 쌓아 둔 돈이 4백조나 되고 은행마다 돈은 넘쳐 나며 이명박 대통령 고등학교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농협의 자산규모가 240조 원이나 되는데 수출 1조 달러 시대가 노동자 민중에게는 그림의 떡일 따름이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한 술 더 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제조업 경쟁력의 세계 9위 수준으로 올리라고 촉구하고 있다.

조선일보와 조중동이 사설을 통해 퍼트리는 밀본의 언어는 <뿌리 깊은 나무>에서 정기준이 한글을 가리켜 역병이라고 했듯이 노동자 민중에게는 역병과도 같은 것이다. 한미FTA로 이득을 보는 세력은 현대와 삼성이다. 현대는 미국 발 광우병이 처음 나타난 광우병의 본원 앨라바마에 현대자동차 현지 생산 조성을 해 놨으니 국내 고용과 무관하게 막대한 이득을 챙기게 생겼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은 올 초 인천 송도 지역에 2조10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산업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는 제조업 분야에서 삼성은 조선일보의 충고마냥 서비스산업 분야에서 막대한 이권을 챙길 것이다.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제고란 이 명박 정권의 <국가고용전략>처럼 노동자 민중을 시급제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비정규직을 넘어 노동자 민중을 더 큰 고통에 빠트리는 역병 같은 밀본의 언어일 뿐이다.

일반 사람들의 의식을 마비시키는 역병 같은 밀본의 언어에 맞서 SNS의 언어가 첨단기기를 타고 흘러나가자 이명박 정권은 조선일보 같은 밀본들에게는 종편이라는 막대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던져 주고 ‘SNS언어’를 제도적으로 억압하려고 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뿌리 깊은 나무>에 나오는 세종대왕 이도의 한글은 오늘날 정기준 밀본의 본원에 맞서는 SNS언어다. 오늘날 젊은이들의 SNS언어는 ‘민음훈정’, 즉 백성의 소리를 새기는 것이 정도라는 ‘훈민정음’의 정신을 올 곧게 실천하고 있다. 세종대왕 이도는 그 민음훈정을 훈민정음이라는 계도적인 언어로 바꾸었지만 말이다.

이명박 정권은 백성의 소리를 새기지 않고 1년 남짓 남은 집권 기간 내내 자기 식구 챙기기에 올인 했다. 이명박 정권에게 국민이란 자기 측근과 가족 및 친척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4대강 뒤집기, FTA 발효 서명 등 이명박 정권은 ‘민음’을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민음훈정 하지 않기는 박근혜를 비대위 위원장으로 추대하려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세종대왕 이도의 아들 광평대군을 죽인 후 사지에 몰린 밀본의 본원 정기준처럼 SNS언어를 통해 들려오는 젊은이들의 변화의 목소리가 밀본을 사지에 몰아넣을 날이 멀지 않았다. 백성들이 한글을 통해 의지를 갖게 만들려고 했던 세종대왕 이도의 노력처럼 최근 들려오는 변화의 목소리는 노동자 민중이 살 수 있고 이길 수 있다는 의지를 갖게 만드는 소리다.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밀본의 언어, 삼성이라는 밀본의 언어는 위기감을 느끼는 드라마 속의 밀본처럼 영원히 살지 못한다. 2008년 금융위기가 재정위기로 번지고 자본주의의 위기 주기가 짧아지면서 국내 내수도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다. 수출과 삼성이라는 두 단어로 구성된 밀본의 언어 구조 자체가 깨져 나갈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밀본의 언어에 맞선 우리의 대안은 무엇인가. 노동자 민중의 욕망을 갖자. 더 이상의 고통은 불가능하다. 자기들은 곳간에 수출로 번 돈을 쌓아놓거나 가족 일가를 먹여 살리는 재벌과 은행이 노동자 민중에게 생존의 책임을 전가하는 이 시대에,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서 여러분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하다. 친북좌익세력, 수출, 삼성 같은 밀본의 언어를 구사하며 권력을 챙겨오고 살아있는 권력이든 죽어있는 권력이든 눈치 보지 않고 이권을 챙겨온 밀본의 본원에 맞서는 ‘한국판 봄’은 언제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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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 뿌리깊은나무 , 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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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

    필자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는 알겠다.

    그런데 필자의 의견을 아무리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답답함이 가시질 않는다. 진정 이 시대의 '진보(요즘은 진보란 말이 쓰레기 급으로 떨어졌지만..ㅠ)'를 막고 있는 것이 조중동이요, 이명박과 한나라당일까.. 밀본(조중동, 이명박, 한날당)을 쓸어내면 진정 노동자민중의 세상이 오는걸까? 밀본을 몰아내고 어진임금 세종을 모시고 사는 세상은 노동자민중의 세상일까? 웃기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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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지같은 기사네 정말
    명불허전!

  • ㅣㅣㅣ

    왕을 모시자는 말이 없는디 기사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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