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 48시간 연장”

2일 새벽 1시까지. 국민담화 발표 등 모든 일정 순연

결국 31일 오전 7시를 시한으로 잡았던 한미FTA 협상이 48시간 연장돼, 2일(월) 새벽 1시까지 연장됐다.

사실상 부시 행정부가 협상 연장 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고, 미 의회가 이를 수용하면 연장 발표가 가능해 졌다. 결국 30일 오후에 있었던 ‘협상 연장’ 헤프닝은 양측 정부의 논의 과정에서 흘러나온 사실 보도 였던 셈이다.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며 정부는 ‘양국의 의지’를 강조하며 협상 타결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협상의 주도권이 미국에게 있다’는 것을 반증해, ‘끌려다닌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한 4월 2일(한국시간)까지 연기 됐다 해도, 미국 법규에 따른 협상 시한 내의 일정이고, ‘先타결-後조문작업’ 방식으로 벌어 놓으려 했던 시간이기 때문에, '사실상 예정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협상 연장 발표로 인해 한미FTA협상의 타결, 결렬 논쟁이 더욱 가중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후 어떤 극적 드라마가 연출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전 7시 30분 경. 48시간 연장 밝혀

천둥 번개와 굵은 비가 쏟아지던 31일 새벽까지 진행된 고위급 협상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결과를 기다렸다.

사실상 ‘협상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가운데 정부가 밝혀 온 31일 오전 7시 ‘협상의 데드라인’이 지나갔다. 잠시 후 7시 30분 경 김종훈 한미FTA협상 수석대표는 긴급 브리핑을 갖고 “한미FTA 협상을 48시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김종훈 수석대표는 “금요일밤 양측이 가진 고위급 협의에서 협상이 어디까지 왔는지, 또 잔여쟁점에 대한 입장차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새벽 1시 추가 협상으로 다룰 경우 마지막으로 남은 입장차를 좁힐 수 있는지도 논의했다"며 "양측은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통인식에 따라 의회 등과 긴밀히 협의해 당초 예정했던 시한인 토요일 새벽 1시에서 48시간을 연장해 추가적인 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미FTA 협상이 연장됨에 따라 대통령 담화 발표를 비롯한 여타의 일정은 순연됐고, 청와대는 오전 9시 문재인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 보좌관회의를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또한 미국도 오늘로 예정됐던 미 무역대표부(USTR) 협상 결과 설명회를 취소했다.

쇠고기, 자동차 등 쟁점 더욱 부각 돼

현재까지 알려진 최대 쟁점은 ‘쇠고기’ 분야이다. 31일 새벽 5시까지 고위급 협상이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쇠고기 검역 문제가 한미FTA 의제가 아니라고 했던 한국 협상단의 설명과 달리, 한미FTA 협상의 막판 딜브레이커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국 측은 지난 9일 ‘06년 10월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신청한 광우병(BSE) 위험등급평가에서 OIE 과학위원회(Scientific Commission)로부터 3단계 등급 중 ’광우병 통제국가‘(controlled risk) 등급으로 잠정 판정 받았다.

미국 측은 이를 근거로 5월로 예정된 OIE 총회에서 ’광우병 통제국 등급‘ 판정을 기정 사실화 하고 ’뼈‘를 포함한 검역기준 완화를 문서로 확약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행 40%로 돼 있는 쇠고기 관세의 즉시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한국 협상단은 총회 이전에 검역 완화를 문서로 확약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최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관철 시키겠다'는 의지를 직접 밝혀, 한미FTA 협상에서 가장 큰 '드러난 쟁점' 인 상황이다.

2003년 광우병 파동이 일기 이전, 한국은 쇠고기 수출 상대국 3위로, 매년 8억 달러, 한국 돈으로 7천 억원에 이르는 물량을 수출해 왔다. 이 중 갈비가 2/3 규모에 해당한다. 사실상 미 측이 ‘뼈’를 포함하는 문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그러나 광우병 발생국인 미국의 검역, 도축 체계가 안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뼈 속에 들어 있는 골수를 통해서도 광우병과 인간광우병이 전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뼈'를 포함시키면 안된다는 국내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새벽까지 협상이 계속됐던 자동차 분야의 경우도, 미국 측은 '승용차의 경우 3년 안에 관세를 철폐하고 픽업 트럭은 10년 안에 푼다'는 양허안을 제시한 상황이지만, 한국 협상단은 '승용차 관세를 즉시 풀고 픽업 트럭은 5년 안에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한국 협상단은 자동차 관세의 3년 후 철폐를 약속했다. 심지어 미국 측은 여기다 각종 표준과 인증 제정 과정에서 미국측에 유리하도록 해달라고 까지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막판까지 미국측의 강공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3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협상 연장에 따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또한 12시 농성단 결의대회를 광화문 열린 시민공원 농성장에서, 오후 7시 촛불 문화제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Tjqhehlsk

    뭔지는 모르지만 잘 되야 될텐데....

  • 글쎄

    난 뭔지 알겠는데, 잘 되면 안된다...쇠고기!! 딜브레이커가 되라!!!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