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협상을 두고 진행된 14개월간의 싸움은 결국 ‘타결’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제부터 본 국내 논쟁의 시작인 본 라운드의 시작이다. 대선이 끼어 있는 2007년의 정세 상 그 누구도 쉽게 '한미FTA 비준'을 확답하기 어려운 조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이제 한미FTA의 공은 국회로 넘어 갔다고 한다. 실제 논쟁의 장은 국회 안에서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국회를 움직이는 힘은 국회 밖에서, 모두에게 나온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2라운드의 싸움은 국회 안과 밖, 양쪽 모두 제대로 돼야 한다.
한국 국회는 행정부의 비준동의안 처리 기한이 규정돼 있지 않다. 따라서 최종 서명 이후 바로 비준동의안이 제출된다면 언제라도 국회에서 처리하면 된다.
6월까지 미 의회는 90일간의 협상내용 검토기간을 갖는다. 정부가 5월 말 협상 내용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상황에서 이 기간은 ‘협상 내용 공개’의 정보 공개 공방이 제기 될 수밖에 없다.
물론 협상의 내용 공개에 대한 규정도 없다. 문서 유출 파동 이후 국회 내 FTA 자료실 조차 폐쇄된 상태이다. 사실상 그간 협상 기간 동안 언론에 배포되는 보도자료 수준의 내용이 국회에 보도돼 왔다. 따라서 이 기간 동안 내용 공개 요구는 국회 안, 밖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위원회 별 보고 과정에서 여론화 되지 않았던 내용들이 공개돼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짧은 협상 기간과 국면 그리고 협상의 고비들을 고려할 때 이면합의 내지는 미공개 된 쟁점들에서 충격적인 내용들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뜻 맞는 의원들 간에 국정조사를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정보 공개와 더불어 국정조사를 통해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협상중단’을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전개했던 의원들은 지난 달 30일, 국회 상임위별 청문회와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 바 있다.
사실상 정부가 이런 논란 속에서 9월 정기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할 경우, 국회 싸움의 본판은 9월 이후 더욱 가중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새로운 표 대결의 싸움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9월 국회 본회의로 넘어간다면, 296석 가운데 235석을 보유한 양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당론 결정이 비준의 핵심적 키가 될 수 있다. 물론 양당 지도부는 ‘한미FTA 협상’에 조건부로 ‘국익’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공개 반대의 입장으로 당론을 모을 가능성을 극히 희박하다. 그렇다고 '한미FTA 비준'을 당론으로 결정하기에는 국민여론과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다.
또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던 의원들이 얼마만큼 확대 되느냐도 관건이다. 비준 과반인 149명의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해야 한미FTA 협상이 좌초 될 수 있으니. 이후 밝혀질 내용들 속에서 중도에 있는 의원들이 대거 '반대파'에 붙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국회 공방속에 차기 정권으로 넘겨질 수 도 있다. 이 또한 가능성일 뿐이다.
대선이란 시기적 조건, 국회 비준 동의안이 제출되는 시기가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라는 점, 국내 정치 지형을 고려할 때 의 과정을 고려할 때 어느 누구도 비준동의안 통과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다시 한번 국회 내에서 한미FTA를 둘러싼 선긋기가 진행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핵심은 국회의 표 대결 그리고 국회를 움직이는 국민여론과 대선 정국과 맞물린 국회 밖의 싸움이 이시기의 최대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한미FTA 협상의 본 라운가 시작된 셈이다.
美, 법에 근거 한 90일의 검토 기간
미국은 TPA(무역촉진권한)에 따른 국내 절차를 밟아야 한다.
타결 선언 이후, 양국 대통령의 가서명된 협정문 초안이 미 의회에 제출되고, 의회는 90일간의 소관 상임위 별 협의에 들어간다. 6월까지 청문회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하게 된다.
이 협의가 끝나는 6월 경, 양국 정상이 협정문에 최종 서명을 하게 되면, 미국 행정부는 일종의 상충법률리스트와 같은 미국내법 수정안과 이행법안을 제출하고, 그로부터 90일 이내 미 의회가 동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미 의회가 언제 한미FTA를 통과 시킬지는 미 행정부가 이행법안을 언제 제출하는가에 달려있는 셈이다. NAFTA의 경우는 1년여의 시간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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