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광우병 걱정해야 하는 나라

[대전] 4일 집회, 경찰 "집회 주최자 처벌하겠다"

지난 4일 대전에서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열렸다. 오후 2시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 모인 400여 명의 시민들이 "미친 소 수입 반대! 이명박 정책 반대!"를 외쳤다. 한편 대전 중부경찰서는 이 집회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중학생부터 50세 아저씨까지 교대로 핸드마이크를 잡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두 달여 집권기간 동안 쌓인 불만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대운하, 영어 몰입교육, 수돗물 사유화, 의료 사유화, 교육 사유화, 광우병까지, 두 달도 안 됐는데 아주 미쳐버리겠어요. 앞으로 5년 너무 끔찍해요", "국민이 국가를 두려워 하는 게 정상이에요? 국가가 국민을 두려워해야지"

50대 아저씨는 한 분은 "나이는 50대지만, 마음은 20대"라며 "몇몇 알바들이 이 집회를 폭력 집회로 끌고가려고 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끝까지 비폭력으로 악착같이 싸우자"고 강조했다. 마이크를 잡은 한 중학생은 "중간 고사 끝나서 이제 놀아야 할 시기인데, 이 나이에 내가 광우병 걱정하고 앉아있어야 되나요? 이게 정상이에요?"라고 울분을 토해 많은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날 집회는 여성 참가자들이 무척 많았는데, 시위 대열의 대부분이 여중생과 여고생들이었다. 이들은 "다음에는 남학생들과 대학생들도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다음 집회 때는 꼭 주변의 친구들을 데리고 나오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한편, 대전 중부경찰서가 "집회 주최자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 중부경찰서 정보과는 "집회 신고 내용에 맞지 않는 집회를 계속 진행해서 세 차례나 해산을 종용하고, 경고했지만 집회를 강행했다"며 "집시법에 의해 집회 주최자를 처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날 집회를 신고했던 이영훈 씨는 "피켓팅 정도만 할 생각으로 집회 참가자 숫자를 20명으로 적었는데, 예상외로 참가자가 많아서 400여 명 가까이 참석했다는 이유로 처벌하겠다고 한다"며 "그래도 다음주에 계획된 촛불 문화제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주 토요일 대전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다시 촛불 문화제를 가질 예정이다.(최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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