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라도 위험하면 수입하지 말아야”

[전북] 미국산 광우병의심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

  6일 미국산 광우병의심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학생들

아이들의 생명을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아이들의 건강을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아이들의 교육을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아이들의 산천을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이이들은 욕심 많은 어른들의 돈벌이 수단이 아니랍니다
아이들은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실험대상이 아니에요
아이들의 평화를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아이들의 미래를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국민 건강과 검역 주권을 팔아넘겼다는 분노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북지역에서도 나흘째 계속되고 있는 ‘촛불 문화제’에서 불려지고 있는 노래다.

6일 1백20만 명이 넘게 '2MB 탄핵' 온라인 서명에 동참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탄핵을 위한 전북지역 범국민운동본부가 구성돼 지난 3일부터 매일 오후 7시 전북대 구정문 앞에서 촛불을 들고 나섰다.

하나 둘 촛불을 든 10대 20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아이와 함께 나선 30대~50대 시민들도 눈에 뛰었다. 흔히 노동 시민단체 집회에서 늘 볼 수 있는 연대사 규탄사 결의문 등과 같은 일정한 형식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즉석에서 제안되고 부르는 노래, 돌발퀴즈, 삼행시, 자유발언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단지 쇠기고 안전성과 전면 개방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교육 자율화 조치, 공공분야 민영화, 이명박 대운하 등에 대해서도 “이명박이 하는 것 마다 너무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촛불 문화제는 참여자들이 즉석에서 노래 부르고 말하고 정해진 순서 없이 ID '이유리입니다‘ 사회로 ’미친소‘ 돌발퀴즈, 삼행시 짓기가 참가자들의 밝은 표정 속에서 재미있게 진행됐다.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주장은 노래와 홍보물에 담겨 있었다.

“아이들의 생명을 두고 장난치지 마세요” (장난치지 마세요 중에서)
“우리 부모, 형제, 자식들이 위험합니다”
“국민은 살고 싶습니다! 죽고 싶지 않습니다” (주최측 홍보물 중에서)


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카페 회원들과 더불어 중고생, 대학생, 그리고 한미FTA저지 도민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회원 등 학생-시민 100여 명이 함께 했다.

첫 마이크를 잡은 전북대 심리학과 조민경 학생은 “어린 친구들이 촛불 문화제 모여서 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는 정말 우리 모두의 생존권 문제로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여러분 뭐할까요? 노래 부를까요?”라는 사회자의 자유로운 진행 속에서 참여자의 노래가 이어졌고 기존 집회시위에서 볼 수 있었던 구호 제창은 없었다. 참가자들의 노래들과 자유발언들이 이어졌다.

"정부가 촛불 문화제 탄압하고 있다"
"가수 콘서트에서도 구호연창이나 피켓을 만들어서 하는데..."

이날 전북대 구정문 앞에는 십여 명 남짓 ‘자원봉사자’ 명찰을 찬 진행요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이 중에 홍보를 맡고 있다는 ID 포타포스는 “정부가 우리를 탄압하고 있다”며 신원 확인을 요청하며 모인 이유에 대해서 말을 꺼냈다.

“0.01%도 국민의 건강에 위험하면 왜 수입해야하는지 알수가 없네요”

그는 이어 그는 “이명박 정책을 반대하는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이리고 소개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배후설’에 대해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반박했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배후 세력이 있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무슨 정치적 배후냐. 학생들이 정당에 소속해서 하는 게 아니고 ‘다 그냥 살자고 하는 것’인데 학생들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죠”

2MB 탄핵투쟁연대 전북지역 카페 회원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 20살 전주대 대학생인 그는 “이명박 정책을 반대하는 순수한 시민들의 모임”이리고 소개하며 “비폭력적으로 하겠지만 불복종이다.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경찰의 촛불시위 탄압 방침을 비판했다.

“촛불 문화제 탄압이 심하다”며 “우리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에서도 구호연창이나 피켓을 만들어서 하는데 이 생존을 위한 문화제에서는 구호나 피켓이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우리는 구호 피켓 이런 것들은 하지 못하고 오직 촛불 하나로 하고 있습니다”
“20대 30대분들도 함께 해요”

“경찰이 꼬투리를 잡아 불법으로 몰려 하고 있어 조심하고 있다. 이를 빌미로 불법화 시키면 학생들이 오고 싶어도 맘이 쉽게 내키지 않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어제도 부모님들이 불법이라고 해서 왔다가 그냥 간 학생도 있다”

2일 오프 정모를 시작으로 참여자 중 60% 이상이 학생들이라고 밝힌 그는 이날 자발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사비를 털어 홍보물도 만들고 양초도 준비한다. 회원들이 그렇게 한다”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시민연대 그런 것도 아니고 순수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어떤 이념이나 정치적 색깔을 뛰지 않고 그냥 살고자 하는 뜻을 같이해 모인 사람들이다”

이렇게 자발적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정부와 여당에서 제기하는 ‘정치 배후설’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당당하게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 공작이니 배후는 없다. 오히려 그렇게 말하는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다”

"광우병 쇠고기 먹고 죽은 사람들 묻으려고 대운하 파는 것 같다"

촛불 문화제 중간쯤에 얼굴 촬영을 하지 말 것을 부탁하며 발언에 나선 antimb.com 전북지역장 ID ‘새의선물’은 “정부 관계자가 ‘학생들이 놀 때가 없어 촛불문화제에서 논다’”는 말을 소개하면서 “이런 머리를 가지고 있으니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주최측은 경찰로부터 “구호를 외치면 ‘불법시위’로 간주돼서 곤란하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날 진행요원은 “사복입은 경찰이 감시하고 있다”며 구호를 외치거나 피켓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참가자들은 ‘소리 없는 아우성’ 1분간 침묵의 시간도 가졌다. 이들이 ‘집회 시위의 자유’마저 침해당하까지 ‘문화제’로 가는 것은 많은 중고등 학생들과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서라고 한다.

이들은 하는 수 없이 구호 대신에 헌법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로 정부를 성토했다.

이번 촛불문화제 집회 주최측 운영진들은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면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위험의 심각성을 알려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촛불 문화제 참여자들은 자유로운 선곡에 따라 노래를 불렀고 자유 발언에 나선 시민은 이명박 정권의 주요 정책들을 비판했다.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이명박이 왜 대운하를 파겠다고 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학원 자율화 해가지고 공부하다가 죽어버린 사람들, 의료 민영화 때문에 병원 못가서 죽는 사람들, 광우병 쇠고기 먹고 죽은 사람들 묻으려고 파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우리가 무지한 국민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 권리와 생존을 찾자” 학생들과 시민들이 나선 이유였다.

이번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50대 택시 기사의 말에서 알수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잘은 모르지만 정부가 우리나라 국민들부터 생각을 해야지. 너무나 미국한테 끌려가는 식으로 했다. 그렇게 안해도 될 것을 미국의 유리한 조건을 따라서 아부하는 식으로 이명박이 했기 때문에 말도 안되는거다. 우리나라 사람부터 챙기고 다른 나라 생각해야지. 그렇게 안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반대하는 거다”(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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