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 '미친 소 반대' 들썩, "청계광장으로"

미친소닷넷·이명박탄핵운동본부 등 낮 집회 마치고 촛불문화제 합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오늘(17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곳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가 열렸다.



"청소년도 국민이다, 우리 목소리를 막지 말라"

인터넷 모임인 '미친소닷넷'과 '정책반대시위연대' 등은 오후 4시 30분경부터 서울 명동 아바타몰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2백여 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뭥미'('뭐임?'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라고 씌여진 티셔츠를 단체로 맞춰 입고 "청소년도 국민이다", "우리를 무시하지 말라", "미친 소 너나 먹어" 등의 구호를 외쳤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청소년을 마치 아무 것도 모르는 무식한 사람처럼 취급하는 게 너무 화가 난다"며 "대통령의 교육정책과 미친 소의 수입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우리도 안다, 우리의 목소리를 막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자유 발언과 율동 등 한 시간 여의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미친 소를 청와대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명동 일대 거리행진을 벌인 후 오후 6시 30분 현재 저녁 촛불문화제 장소인 청계광장에 도착해 있다.





"우리 아이들은 우리가 지킨다"

비슷한 시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가 열렸다. 인터넷 카페 '이명박탄핵을위한범국민운동본부' 회원 2천여 명은 오후 4시부터 열린 집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주로 대학생과 3,40대로 구성된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국민이 뿔났다'고 쓰인 피켓을 들고 "미친 소도 때려잡고 이명박도 때려잡자", "조중동은 문 닫아라", "대책 없는 서열경쟁 아이들만 죽어난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로부터 징계 경고를 받고 있다, 우리가 지켜주어야 한다, 이제 어른들이 나서자"고 주장했다.



성남 시민이자 두 아이의 아빠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아들을 데리고 연단에 올라 "내가 집회에 나오는 이유는 오로지 이 아이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해, 가족 단위 참가자들과 여의도공원 일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서민 말살시키는 민영화, 부자 1%를 위한 정책들, 국토를 단절시키는 대운하, 과거사위원회 폐지, 언론 탄압 등 이명박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들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탄핵 뿐이다"라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여의나루와 마포대교 일대에서 거리행진을 벌인 후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자발적으로 참석할 계획이다.



청소년들로 구성된 '517 청소년행동'도 서울시청 덕수궁 앞, 대전 으능정이거리,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 울산 롯데백화점 등 전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를 열었다.

가수 김장훈, 윤도현밴드 등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계획돼 있는 오늘 촛불문화제에 주최측인 국민대책회의는 3만여 명, 경찰은 8천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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