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조기 철군 불가' 입장 재확인

천호선 대변인, "계획대로 연말 철군 방침 변함없다"

반전평화단체를 중심으로 아프가니스탄 주둔 한국군 조기 철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조기 철군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동의.다산부대의 조기 철군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당초 계획대로 연말에 철군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 대변인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이번 사태를 한국군 파병에서 비롯된 문제로 보고 있지 않은 청와대와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태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파병반대국민행동 등 국내 반전평화단체들은 동의.다산부대의 조기철군이 현재의 긴장국면을 완화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수차례 지적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그간 납치단체로 알려진 탈레반 측의 한국군 즉각 철군 요구와 관련해 "이미 연말에 철군할 계획이 있다"며 "물리적으로도 즉각적인 철군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스페인의 경우 지난 2004년 3월 마드리드 열차폭탄 테러가 일어나자, 발생 6주 만에 1천300여 명에 달하는 이라크 주둔 병력 전체를 즉각 철군시킨 바 있다.

때문에 한국정부와 청와대의 '즉각 철군 불가능'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스페인군 보다 1천여 명이 적은 수의 한국군을 즉각 철군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방식으로 응징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할 단계는 아니다"

'즉각 철군'에 대해서는 재차 불가 입장을 밝혔지만, 이날 천 대변인은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백종천 청와대 안보정책실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특사 파견과 관련해 천 대변인은 "이미 현지에서 종합대책반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와의 보다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며 "백 실장은 노 대통령의 뜻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이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고위급 수준에서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천 대변인은 인질구출 군사작전 계획 여부와 관련해 "현재로서 꼭 필요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하고,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 군사작전이 진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전 한국인 피살 소식이 확인된 후 정부는 "비인도적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탈레반 측을 맹비난 하는 강경기조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천 대변인은 "(탈레반의 민간인 살해) 이 행위는 반인륜적 행위이다. 그러나 어떠한 방식으로 응징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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