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결의를 담아 머리를 자릅니다”

쌍용차비정규직지회 지도부 삭발


차가운 바람이 불던 27일 출근시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비정규직지회 지도부가 하얀 천을 둘러쓰고 자리에 앉았다. 말없이 앉은 지회장, 부지회장, 사무국장 뒤에서 이발기계만 요란하게 움직였다.

쌍용자동차에 작년 말 640여명이던 비정규직노동자는 340여명만이 남아있다. 4년 전 비정규직노동자의 숫자는 1700여명이었다. 남아있는 이들도 불안하다. 40여명은 기한 없는 강제휴업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고 300여명은 임금이 체불되고 있다. 2월 말 남아있는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작년 말 강제휴업에 맞서 노조를 만든 쌍용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쌍용차에 모두 쫓겨나 자동적으로 노조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선택할 여지가 없는 이들은 삭발로 ‘앉아서 쫓겨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표현했다. 김운산 지회장은 이날이 생일이었다. 어머니가 끓여준 미역국을 먹고 집을 나온 그가 처음 한 일은 자신의 신체 일부를 버려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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