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정리해고 계획 신고한다는 쌍용차

노조 부분파업 돌입... 5,115명 전 노동자 모이는 집회 예정

  쌍용차 노동자들이 현장에 모여 조합원 교육을 받고 있다.

2,646명의 정리해고 반대와 총고용 보장을 외치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에 시동이 걸렸다.

노조는 4일 오전, 오후로 나눠 2시간씩 파업을 벌이고 대량의 정리해고에 맞서 현장에서 조합원 교육을 실시했다. 양일간 휴일이 겹친 날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은 조합원 90%가 참석하는 등 높은 참석률을 보였으며 현장에는 ‘정리해고 철회’ 구호가 라인을 타고 울려 퍼졌다. 구역 대의원들은 “투쟁에서 이기는 길은 단결밖에 없다” “더 이상 양보할 게 없다. 원 없이 싸워보자”고 발언하며 의지를 다졌다.

부분 파업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은 2,646명을 해고할 바에야 5,150명의 노동자 모두를 해고하라며 ‘결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은 “2,646명에 대한 대규모 학살계획은 쌍용자동차 청산계획이다. 결국 모두를 죽이겠다는 계획이며, 이는 쌍용자동차 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를 취합해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5월 7일에는 평택공장에서 쌍용자동차 5,150명 전 노동자가 모여 집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 역사상 3년 만에 전 노동자가 모여 여는 집회인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 가족들도 정리해고 반대를 주장하며 가족대책위를 구성했으며, 5월 7일 가족대책위 발족을 앞두고 있다.

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또한 정규직 노조와 매일 아침 출근투쟁을 벌이며, 넉 달 넘게 철야농성을 하고 10일 넘게 공장안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합원 교육에 참가하고 있는 쌍용차노조 한상균 지부장(왼쪽)

비정규직은 이미 작년 11월부터 기한 없는 강제휴업 조치에 생계에 대한 대책 없이 길거리로 내몰렸다. 그 뒤 원청과 하청은 임금체불, 정리해고, 폐업 등 쉴 새 없는 각 종 조치를 강행해 비정규직은 공장 밖으로 내몰려 실업자 신세가 되었으며, 4월 31일에는 22명의 노동자가 속해있는 ‘계룡’업체가 우편물 한 통으로 노동자 개개인에게 또 폐업을 통보했다.

이 같이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본격화되고 노사가 대립으로 치닫는 이유는 노조가 총고용 보장을 주장하며 ‘노조의 일정부분 양보’을 전제로 한 자구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대량의 정리해고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조차 노-사 현안문제를 ‘단체협약’을 통해 중지를 모으라고 중재안을 내 놓았으나 회사가 중재안을 거부. 4일 본조정에서 조정중지 명령이 떨어져 사실상 노조의 예고된 파업은 정당성을 획득했다. 그동안 노조는 중노위의 중재안에 받아들인다는 입장이었다.

회사는 지난 4월 8일 인원의 36%에 해당하는 2,646명을 정리해고 하겠다며 경영정상화 방침 발표했고 사무직 노동자들에게 1차 희망퇴직을 강행했다. 생산직 노동자들에게도 희망퇴직을 강행할 예정이며, 5월 8일은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 한상균 지부장은 “5월 8일 어버이날은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날이지만 우리 노동자들은 정리해고를 통보받고 길거리로 내몰리게 생겼다. 살아있어도 더 이상 사는 게 아니다. 회사가 대량의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한 이상 목표는 분명하고 단호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이창근 기획부장은 “노동자들은 법정관리라는 이름으로 이미 구조조정 당하고 있다. 800여 명이 휴업중이며 900여 명이 강제휴업자 신세다. 임금체불은 연월차수당, 상여금을 포함해 600억 원에 달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노조는 회사가 경영정상화 방침을 발표하기에 앞서 부실경영 책임을 상하이가 갖고 있는 51.33% 지분 소각을 통해 법적으로 정리할 것과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를 통한 총고용 유지(5+5와 3조 2교대), 노조의 비정규직 고용안정 기금 12억 출연, C200공사 및 연구개발비 1000억 원에 대해 쌍용자동차지부가 담보, 산업은행 우선회생 긴급자금 투입을 요구하며 자구안을 내놓았었다.(정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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