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 파업, 쥐 죽은 듯 조용한 쌍용차

노조, 정리해고 철회 없는 조립3팀 주야 2교대 거부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쌍용자동차 정문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6일 쌍용자동차 조립3팀 500여 명의 야간조 출근 대상 노동자들이 오후9시 출근을 거부하고 8시간 파업투쟁을 벌였다.

노조 집행부를 비롯해 대의원,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정문을 포함해 7개의 출입문을 막고 출근을 하려는 일부 조합원들에게 노조 입장과 지침을 설명. 일부 조합원들은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노조 입장에 적극 동조하는 대의원, 조합원들은 정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고, 쌍용차노조 한상균 지부장 역시 정문에서 2시간가량 꿈적하지 않고 연좌농성을 했다.

  연좌농성을 벌이는 쌍용자동차 노조 한상균 지부장

조합원들의 출근거부와 노조의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현장 라인은 단 1초도 돌지 않아 조립3팀 공장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회사측 관리자들은 출입문에서 지켜보다가 모두 사무실로 향했다.

저녁 7시경 중간관리자라 일찍 출근했다는 한 노동자는 노조의 입장을 전해 듣고 다시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는 발걸음을 돌리며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출근하라고 연락을 다 돌렸다. 그러나 나 또한 노조 조합원이고 노조의 뜻에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출근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야간 출근을 위해 정문으로 왔다가 마찬가지로 발걸음을 돌린 한 노동자도 역시 “정리해고는 부당하다. 노조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일관성이 없다. 생산량이 없다고 휴무조치 했다가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다시 야간근무를 돌리고. 이런 상황에 정리해고까지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출근하려는 일부 조합원에게 노조 입장을 설명하는 노조 집행부

노조는 밤 10시경 관리자들이 당일 출근한 조합원과 출근하지 않은 조합원의 명단을 파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전원 사무실로 올라가 항의해 관리자들과 약간의 마찰이 있었으나 조합원이 모두 출근을 거부한 상태라 격렬한 몸싸움 등은 없었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이날 조립3팀 및 관련 지원부서는 6일부터 전원 야간출근을 거부한다는 노조 지침을 조합원들에게 전했고,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야간근무를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조합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주/야 2교대 근무를 하고자 한다면 정리해고 철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었다.

쌍용차, 휴업, 휴무조치에서 조립3팀만 주/야 2교대 주장
노조, 일자리 나누기 거부하더니 정리해고 통보, 맞교대 주장은 어불성설


그동안 쌍용자동차는 판매 급감을 이유로 휴업, 휴무 조치를 취해 5,150여 명의 노동자 중 평택공장에서 1700여 명의 노동자가 ‘휴업자’ ‘강제 휴무자’ 신세가 되어 사실상 ‘실업자’ 상태였다.

노조는 일정부분 양보를 전제로 한 자구안을 제시하며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를 통한 총고용 유지(5+5와 3조 2교대)를 주장했지만 회사는 노조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회사는 돌연 태도를 바꿔 수출물량 확대와 SUV 자동차 수요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6일부터 조립3팀만 주/야 2교대로 근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유인물을 내고 “휴업을 되풀이하는 불안정한 근무는 고용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5+5 근무형태 변경과 일자리 나누기로 고용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생산물량 변동에 따른 발 빠른 대처를 하자고 제시했다. 그런데 별의별 핑계로 일자리가 없다며 2,646명 정리해고를 통보하더니 이제와 조립3팀만 주/야 2교대를 한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라며 분노했다.

  6일, 조립3팀 라인은 돌아가지 않았다.

  노동자들의 출근거부로 조립3팀 공장안은 칠흙같은 어둠이다.

이어 “생산량이 늘었다면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주/야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정리해고 철회가 우선시 되지 않으면 조립3팀 2교대 근무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조립3팀 주/야 2교대에 대해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에 노조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결의하고 있어 사전에 물량을 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립3팀은 카이런, 렉스턴, 액티언, 액티언 스포츠 차종이 혼류생산 체제로 생산되고 있다.(정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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