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대표단 무기한 단식

정부청사 앞 단식농성 10분 만에 대표자들 전원 연행

용산참사의 ‘용’자만 꺼내면 잡아간다는 말이 또 재연됐다. 불과 10여분 전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26일 오전 용산 참사해결을 위한 세종로 정부청사 앞 노상 단식농성에 돌입한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범대위) 대표자 5명이 모두 경찰에 잡혀갔다. 이를 저지하던 시민 1명도 같이 연행됐다. 이들은 정부청사 앞에 현수막 하나 펼치고 그냥 앉아 있었다.

  경찰이 단식농성에 돌입한 용산범대위 대표자들을 연행하려고 둘러쌌다.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했던 정운찬 총리가 지난 추석 때 용산 참사 현장의 유가족을 만나고 간지 3주 만에 용산문제는 다시 거센 투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말엔 민주노총과 함께 투쟁집회를 열기도 했다. 내일(27일) 오전 11시엔 유가족들이 정부청사 앞에서 정운찬 총리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28일엔 단식농성장에서 촛불추모제를 연다. 범대위는 “정운찬 총리는 용산현장 방문이후 말을 바꾸고 총리실 담당자를 시켜 유족에게 두 번 전화를 걸어 용산참사는 자신들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며 “유족과도 만날 수 없으니 기다려 달라는 발뿐이었다”고 밝혔다.

단식농성에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 최헌국 용산참사 기독교대책위 목사와 명동성당에 수배 농성중인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의장,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이종회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 등 9명이 돌입했다.

  연행되는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연행되는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

단식에 앞서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용산 참사를 제대로 해결해 보자고 모인 각 단체 대표자들이 더는 할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다 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정상사회라고 할 수 없다”고 사태해결을 촉구했다.

조희주 노동전선 대표도 “정부가 용산의 ‘용’자만 나와도 아무런 허가를 하지 않는 것은 독재정권이 80년 광주 학살을 철저히 모르게 하려고 광주의 ‘광’자만 나와도 차단한 것처럼 이명박 정권이 철거민을 학살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후의 수단인 무기한 단식으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는 “평범한 시민 5명을 공권력이 태워 죽이고 나서 10개월이 지나도 사과나 해명이 없는 나라”라고 규탄하고 "이명박이나 정운찬은 지금 순간을 모면하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역사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도 “대표자들이 할 일이 많아 단식 돌입이 쉽지 않은데도 단식을 결단한 이유는 용산문제를 더 이상 끌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많은 투쟁을 했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몸을 던져 호소한다”고 용산문제 해결을 호소했다.

단식농성 대표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정운찬 총리가 용산참사의 정부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할 때가지 오늘부터 곡기를 끊을 것”이라며 “정권과 총리가 끝내 용산참사의 해결을 외면하고 유족의 목소리에 귀를 막는다면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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