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조직적 폭력, ‘불법 정착촌’의 비극

[기고] 이스라엘 청소년들이 실종된 그곳, ‘불법 정착촌’에 대하여

[편집자 주] 이스라엘의 계속된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11일 <알자지라>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당국은 최소 8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88명 중에는 4세 여자아이와 5세 남자아이를 포함해 최소 60명이 민간인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빌미로 봉쇄된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정당화한다. 이 때문에 혹자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비난한다. 그러나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활동가는 이번 군사작전의 도화선이 된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이 납치 실종된 비극을 주목하며 이스라엘이 강요해온 ‘불법 정착촌’을 비극의 주요 원인으로 주목한다. 뿌리 깊은 이스라엘의 국가 폭력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스라엘이 다시 가자 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 있다. 6월 12일에 실종되었다 30일에 주검으로 발견된 이스라엘 청소년 세 명의 납치 살해의 주모 세력 하마스를 잡기 위해서란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들이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해 산 채로 불태워 죽인 뒤 미디어는 ‘폭력의 악순환’ 운운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보복을 반복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번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6월 12일의 사건에서 시작한 것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 시오니즘 운동이 부흥한 19세기 말, 팔레스타인 주민을 학살, 추방한 땅에 이스라엘이 건국된 1948년, 최소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골란 고원, 이집트 시나이 반도(*1982년 이집트에 반환함)를 점령한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소년들이 실종됐던 ‘구시 에치온(Gush Etzion)’은 불법 정착촌들이 확장되고 이어지는 대표적인 교차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출처: www.commondreams.org]

1967년 이스라엘은 이집트-요르단-시리아 등 아랍 연맹과의 전쟁에서 단 6일 만에 승리하여 당시 각각 이집트와 요르단의 점령하에 있던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을 점령한다. 이때부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전역에 불법 정착촌을 건설해 자국민을 이주시키며 특히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를 식민화하고 자국 영토로 병합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불법 정착촌으로의 이주 지원금을 지급하고 정착촌에서의 각종 산업을 육성·장려하는 국가 정책을 펴왔고, 군사적·법적 온갖 수단을 동원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집을 부수고 내쫓으며 불법 정착촌을 위한 터를 닦아 왔다.

제4차 제네바 협약 49조는 점령국이 피점령국에 자국민을 이주-거주케 하는 것을 어떤 이유로든 금지하고 있다. 유엔, 국제사법재판소를 위시한 국제사회와 심지어 미국조차도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구해왔으며 최근 유럽연합은 정착촌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보이콧할 것을 결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작년부터 올 4월까지 9개월간 진행된 소위 “평화 협정” 중에도 13,851 채의 새로운 주택을 승인하는 등 오히려 정착촌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이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소위 ‘최후 협상’ 때 정착촌들과 불법적으로 합병한 팔레스타인 땅이 이스라엘 국가의 영토가 되게 하겠다는 오랜 계획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서안 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은 적게는 50인 가량, 많게는 6만 명 가량이 거주하는 등 그 규모가 다양하며 동예루살렘과 서안 지구 전역에 점점이 퍼져 있는데, 각 정착촌은 계속 확장되고 합쳐지고 연결되며 규모를 키워왔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이러한 불법 정착촌들 서로와 이스라엘을 이어주는 각종 유대인 전용 도로와 터널을 건설해 팔레스타인 마을 사이를 갈라놓고 공동체를 파괴해 왔다.

한편 이스라엘 군대에 보호되고 스스로도 무장한 불법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살인 등 범죄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가자와 서안을 포함한 역사적 팔레스타인 땅(이스라엘 건국 전의 팔레스타인) 위에 이스라엘이라는 단일 국가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팽창주의 시오니스트들은 적극적으로 팔레스타인 마을에 쳐들어가 팔레스타인 사람을 무력으로 쫓아내고 그들의 집에서 살기도 한다. 헤브론에서는 유대인 정착민이 장총을 든 채 유모차를 끌고, 조깅을 하고, 길을 걸어 다니는 걸 흔히 볼 수 있고 곳곳에 검문소를 세우고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검문하고 장시간 세워두는 등 패악질을 부리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6월 12일 실종된 이스라엘 청소년 중 한 명은 불법 정착민이고 세 명은 모두 불법 정착촌에 있는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죽음이 비극적이지 않을 순 없다. 하지만 소년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서는 지난 14년간 한 주에 두 명 꼴로 이스라엘에 살해된 팔레스타인 청소년들과, 현재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매일매일 살해당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이스라엘이 당장 불법 정착촌을 모두 해체하고, 점령을 중단하고,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철수하지 않는 이상 비극은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수상과 국방부장관은 세 소년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겠다는 둥 소년들의 죽음을 구실로 문제의 원인인 점령과 식민화를 더욱 강화하려 들고 있다. 구시 에치온 지역의회는 두 곳의 불법 정착촌을 확장할 불법 초소를 짓기로 결의하기도 했다. 폭력은 악순환되는 것이 아니고, 악의적으로, 조직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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